
국내 디지털 언론 환경은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포털 의존 구조의 한계, 광고 시장 위축, 인력과 자원의 부족은 인터넷 신문사 전반에 공통된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다수의 언론사는 그 변화를 온전히 활용할 여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추상적인 고민이 아니라 당장의 생존 전략이 됐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자리가 12일 온라인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한국디지털언론협회'가 주최한 신년회에는 28개 디지털 언론사가 참여했다.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형식의 실무 중심 토론으로 구성된 이번 자리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밤늦게까지 이어지며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수익이 먼저였다, 기술은 그 다음이었다
행사 초반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질문의 방향이었다. 인공지능, 자동 기사 생성, 빅테크 플랫폼 전략과 같은 거시적 주제가 아니라, 유료 광고 영업 방식과 배너 단가 책정, 위치별 광고 효율 등 지극히 실무적인 질문이 연이어 제기됐다. 이는 현재 디지털 언론사들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논의는 광고에 국한되지 않았다. 웹사이트 내 커뮤니티형 콘텐츠 공간을 수익 구조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동영상 뉴스의 품질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등 실제 운영 단계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주제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기술 혁신 이전에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공유된 순간이었다.
광고와 기사, 모호한 경계에서 전략으로
디지털 언론사들이 지속적으로 마주해 온 고민 중 하나는 기사와 광고의 구분 문제다. 이번 논의에서는 이를 회피하기보다 명확한 기준을 세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협회는 광고성 콘텐츠에 AD 표시를 적용하는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공유하며, 독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도 법적·윤리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웹사이트 내 커뮤니티 공간의 활용 전략이다. 단순한 게시판이 아닌 종합 콘텐츠 허브로 기능하도록 설계하고, 이를 합법적 광고 모델과 연계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이는 기사와 광고의 경계를 불분명하게 유지하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기준을 명확히 한 뒤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모두를 위한 AI, 노트북LM의 현실적 활용
행사 후반부는 기술 활용 교육으로 이어졌다. 경영학 박사이자 구글 공인 트레이너인 최병석 이사장이 직접 진행한 ‘구글 노트북LM’ 교육은 실무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교육은 계정 설정과 기본 구조 이해부터 시작해, 기사 작성 보조, 텍스트 기반 콘텐츠의 영상화, 이미지 생성 활용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됐다.
복잡한 기술 설명보다는 실제 업무 흐름에 맞춘 사례 중심 강의가 이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특정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학습을 통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AI를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취재와 기획이라는 본질적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장 중심 해법이 남긴 메시지
이번 신년회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디지털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라는 현실적 기반 위에서 기술을 도입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위기 담론에 머무르기보다,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짚고 새로운 도구를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현장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언론 생존 전략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했다. 수익 구조 개선과 투명한 광고 운영, 실무 중심 AI 활용 교육은 개별 언론사가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디지털 언론의 미래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와 역량에 달려 있다. 수익 기반을 다진 뒤 AI를 전략적으로 접목할 때, 저널리즘의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