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시의원 출마를 앞둔 전승일 광주 서구의회 의장의 시계는 남들보다 조금 다르게 흐른다. 대개 정치인의 시계가 선거일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가파르게 달린다면, 전 의장의 시계는 여전히 지역구 곳곳의 공사 현장과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 머물러 있다. 1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선거보다 ‘장애인복지관 완공’을 수차례 언급하며, 남은 임기 동안 이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 “금배지보다 소중한 것은 주민과의 약속”
구의원에서 시의원으로 체급을 올려 도전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하지만 전 의장에게는 당장 가슴에 달 ‘배지’보다 더 절실한 것이 있다. 바로 지역의 숙원 사업인 장애인복지관의 건립이다. 그는 “솔직히 내 선거보다 장애인복지관이 제때 완공되는지가 더 걱정되고 마음이 쓰인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을 맺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우직한 성격과 지역 현안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기인한다. 그는 주변의 만류나 정치적 계산보다 주민들과 맺은 약속의 무게를 더 무겁게 느끼고 있었다.
■ 8년간 닳아버린 운동화, “주민의 숟가락 개수까지 꿴다”
전 의장은 지난 8년간 농성동을 비롯한 6개 동을 누비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제를 몸소 증명해왔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전 의장은 우리 집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 섞인 찬사가 나오는 이유도 그가 늘 정장이 아닌 운동화 차림으로 골목 구석구석을 발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의 발로 뛴 행정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농성2동 행정복지센터를 성공적으로 준공시킨 것은 지역 일부 정가에서도 “전승일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 이는 단순히 예산을 따오는 것을 넘어, 주민들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집행부를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물이다."이라고 설명했다.
■ ‘의정 생중계’와 ‘투명한 인사’, 의회의 격을 높이다
2024년 7월 서구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후 전 서구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는 의회 혁신에도 박차를 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의정 현장 생중계’ 도입이다. 의원들과 집행부 입장에서 실시간 중계는 자칫 치부가 드러날 수 있는 리스크 높은 프로젝트였으나, 그는 ‘무쏘의 뿔’처럼 밀어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생중계 이후 의원들의 질의는 더욱 신중하고 날카로워졌으며, 집행부의 답변 또한 무성의함이 사라지고 책임감이 더해졌다."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의회 사무국 직원들의 인사를 공정하게 단행하고, 홍보실의 격을 높이는 등 내부 조직 문화 개선에도 힘썼다."고 설명했다. 홍보비를 의원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한 사례는 그의 공정한 성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흙 묻은 손마디에 담긴 ‘공존의 정치’
전 의장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농성1동 어쩌다도시농부 텃밭가꾸기다. 그는 "주민들과 함께 일궈 씨를 뿌리고,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소외된 이웃과 나눴다."라며 "투박한 손마디에 흙을 묻히며 주민들과 하나가 되었던 그 시간은 저에게 있어 단순한 봉사가 아닌, 정치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가치를 배우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
■ 주민 눈물 나오지 않도록
그는 "정치인들이 흔히 정치는 주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합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말장난 같지만 일이 생긴 후 뒷수습 하기 보다는 예방에 더 힘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의 정치 철학에 더 방점을 둔 것이다.
전 의장은 "주민 눈물 닦는 것이라는 정치 수사를 단호하게 거절한다"며 " 눈물 날 수 있는 것이 어느 대목인지 어떤 현안 인지에 더 힘을 모으겠다. "는 각오를 다졌다.
■ “더 넓은 무대에서, 더 세심하게”
전 의장은 이제 8년간의 구정 경험이라는 탄탄한 토양 위에서 시의회라는 더 큰 나무를 키우려 한다. 그는 “구의원으로서 주민들과 부대끼며 보낸 8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자산”이라며, “시의회에 진출한다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 전역과 우리 지역을 더욱 세심하고 촘촘하게 돌보는 ‘광주의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주민의 눈물을 닦아주며, 한 번 뱉은 말은 끝까지 책임지는 전승일 의장. 그의 낡은 운동화 끈은 이제 더 나은 광주를 향해 다시 한번 단단히 묶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