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의 계절적 중요성
생활습관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면역 기능이 약화되며 각종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단순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독감과 폐렴은 고위험군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서면 병원 대기실은 기침 소리로 가득 차기 마련이다. 영하권을 맴도는 낮은 기온과 메마른 공기는 인체 1차 방어선인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점막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 바이러스는 기다렸다는 듯 체내로 침투한다. 여기에 추위를 피해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밀집도가 높아지고 환기가 부족해진 환경은 바이러스 전파의 최적지가 된다.
진료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단순 감기인 줄 알고 방치했다가 병을 키운 경우다. 겨울철 건강 관리의 핵심은 감기와 독감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는 전략적인 대응을 하는 데 있다.
1. 감기와 독감, 원인부터 경과까지 엄연히 달라
흔히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오해하지만, 두 질환은 원인균부터 증상까지 판이하다.
감기: 200여 종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코막힘, 콧물, 인후통 같은 상기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대개 일주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독감(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근육통, 오한, 두통 등 전신 증상이 특징이다.
독감이 위험한 실질적인 이유는 '합병증'에 있다. 독감은 단순 호흡기 증상을 넘어 폐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심할 경우 심근염이나 뇌증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 고위험군, 비전형적 증상에 주목해야
건강한 성인에게 독감은 며칠 앓고 지나가는 병일 수 있으나, 특정 고위험군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면역 노화로 인해 바이러스 저항력이 급격히 낮으며, 당뇨병·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감염 시 기존 질환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크다. 영유아 및 임신부 역시 합병증 발생 빈도가 일반인보다 현저히 높다.
이들은 면역 반응이 둔화되어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열이 나지 않더라도 기운이 없거나 식사량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3. '면역의 벽' 구축을 위한 3대 예방 전략
의학적으로 겨울철 면역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능동적인 예방이다.
첫째, 백신 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독감 예방접종과 폐렴구균 백신은 중증 진행과 입원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은 독감 이후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균성 폐렴을 차단하는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한다.
둘째, 실내 습도 유지가 관건이다.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호흡기 점막의 방어력을 보존할 수 있다. 가습기 사용이나 젖은 수건 비치 등 작은 습관이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첫걸음이다.
셋째, 기본에 충실한 컨디션 관리다. 하루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며,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단은 면역 체계의 원료가 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유효한 최고의 방역 수칙이다.
겨울철 질환은 예측하고 대비할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정기적인 접종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건강하게 겨울을 나길 권한다

건강전문 칼럼니스트 : 권기범 원장 (연세가족사랑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일반외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