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는 신비로운 빛, 오로라는 세계 곳곳에서 ‘자연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꼽힌다. 특히 겨울의 **알래스카**는 오로라 관측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알래스카 원주민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오로라를 마냥 아름다운 현상으로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오로라는 불길한 징조이자 경계의 신호로 받아들여져 왔다.
알래스카의 이누피아트(Inupiat)와 유픽(Yupik) 등 원주민들은 오로라를 ‘하늘에 나타난 영혼의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밤하늘에서 춤추듯 흔들리는 빛은 죽은 자의 혼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현상이라고 믿었다. 이 때문에 오로라가 유난히 강하게 나타나는 밤에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고, 휘파람을 불거나 소리를 크게 내는 행동도 금기시됐다. 영혼을 자극하면 병이나 사고가 닥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붉은빛이 강한 오로라는 더욱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붉은 오로라는 피와 전쟁, 죽음을 상징하며, 다가올 재앙이나 공동체의 불행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일부 전승에서는 오로라를 들고 다니는 영혼들이 사람의 머리를 베어간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이런 이야기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공동체의 질서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고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알래스카의 환경적 특성에 있다. 오로라는 주로 한겨울, 극야에 가까운 시기에 자주 나타난다. 이 시기는 혹한과 폭풍, 식량 부족의 위험이 가장 큰 때다. 따라서 오로라의 출현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계절이 한창 진행 중임을 알리는 신호로 인식되었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두려움이 오로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진 셈이다.
현대 과학은 오로라가 태양에서 방출된 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임을 설명한다. 그러나 알래스카 원주민 사회에서 오로라는 여전히 조상의 이야기와 문화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오늘날 알래스카에서는 오로라를 관광 자원으로 즐기지만, 그 이면에는 생존과 공동체를 지켜온 오래된 경고의 서사가 숨어 있다.
결국 알래스카에서 오로라가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미신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했던 인간의 태도이자,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와 경계의 언어였다. 아름다움 뒤에 숨은 두려움, 그것이 알래스카 오로라가 가진 또 다른 얼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