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사업 속도만큼이나 이해관계자의 갈등과 분쟁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분양 및 관리처분, 이주·철거, 준공 및 청산에 이르기까지 단계마다 충돌 지점이 달라, 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비조합원·세입자·시공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그때마다 서로 다른 법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첫 번째 분쟁 지점은 정비구역 지정 및 조합 설립 단계에서 나타난다.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는 주민 동의율 확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찬성 주민과 반대 주민 간의 입장 차이가 심해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조합 설립 인가의 적법성, 주민 동의서 위조 여부, 조합원 자격 인정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된다.
조합이 공식 출범하면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인가 절차에서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한다.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 경쟁 입찰 과정에서 특정 건설사의 부정 청탁 의혹, 조합 집행부의 정보 독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시공사 계약 해지 여부가 소송으로 번지면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는 일도 흔하다.
이후 사업이 가시화되는 단계에서는 분양 및 관리처분계획이 핵심 갈등 요인으로 부상한다. 분양가 산정 기준, 조합원별 배정 평형, 추가분담금 규모, 감정평가 방식 등을 둘러싸고 조합원 간의 의견 대립이 첨예해진다. 특히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민사소송이 발생하는 시점이 바로 이 단계다. 조합원은 사업 결과에 따라 본인의 재산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주·철거 과정에서도 분쟁은 반복된다. 세입자의 이주비 지원 문제, 상가 임차인의 영업 손실 보상, 동의하지 않는 토지 소유자에 대한 명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강제 집행 여부가 이슈가 되는 경우도 많아, 감정적 대립이 커지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분쟁은 끝나지 않는다. 준공 이후 청산 과정에서 추가비용 정산 문제로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사업비 최종 정산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의 비용 집행의 적정성, 잔여 이익 배분 논란, 조합 해산 방식 등이 다툼의 대상이다.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분쟁을 다수 수행해온 강명권 변호사는 “정비사업은 사업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자가 다양해 필연적으로 분쟁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문제는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얼마나 일찍,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무조건적인 갈등 회피보다는 초기에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절차의 적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 이후 청산까지 모든 단계는 법률적 근거와 절차를 기반으로 관리돼야 합니다. 조합원과 주민이 정확한 정보를 공유받고, 사업 주체가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면 대부분의 분쟁은 발생하기도 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주거 환경 개선과 지역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공익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과정이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갈등의 소지가 상존한다. 법조계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과 토지 소유자, 세입자 등 모든 관계자가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사전 대응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전문가의 조력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진다는 지적이다.
※ 본 기사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법적 대응 방법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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