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화의 파고가 거세지며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난제로 부상했다. 특히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저소득층 가구에 간병비는 생계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가시와도 같다. 이러한 사회적 고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가 발 벗고 나섰다. 경기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입한 저소득 어르신 대상의 ‘간병 SOS 프로젝트’를 2026년부터 도내 16개 시·군으로 확대 시행하며 복지 안전망을 한층 강화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간병 독박'의 굴레를 끊어내는 데 있다. 지원 대상은 경기도 내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주거) 및 차상위계층이다. 갑작스러운 상해나 질병으로 인해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입원하여 간병 서비스를 이용했을 경우, 연간 최대 120만 원까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급 횟수나 1회당 지급액에 제한을 두지 않아, 어르신들의 개별적인 건강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고무적인 성과에 기반한다. 2025년 가평, 과천, 광명, 시흥 등 15개 시·군에서 첫발을 뗀 이 프로젝트는 1,346건의 지원 실적을 기록하며 현장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체감되는 돌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안착한 결과, 올해부터는 포천시가 새롭게 참여 대열에 합류하면서 총 16개 지자체로 서비스 권역이 넓어졌다.
실제 정책 효과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기복지재단이 발표한 '경기도 간병비 지원사업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 대상자 중 80대 고령층이 4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70대(33.7%), 90대 이상(12.2%) 순으로 나타나, 실질적으로 초고령층의 간병 수요가 얼마나 절박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원 금액 면에서도 100만 원을 초과하는 혜택을 받은 비중이 65.1%에 달해, 이 사업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수급 자격별로 살펴보면 생계급여 수급자가 전체의 74.4%를 차지해, 경제적 최약계층에게 지원이 집중되는 '핀셋 복지'의 전형을 보여줬다. 주거급여와 의료급여 수급자 역시 정책의 온기를 입었다. 의료 이용 특성에서는 종합병원 및 일반병원 이용자가 52.8%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 이용자도 39.8%에 달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골절(20.4%)과 치매(17.7%), 뇌경색(11.0%) 등 중증 및 만성 질환이 주요 지원 대상이었으며, 보름 이하의 단기 간병부터 3개월 이상의 장기 간병까지 폭넓게 지원이 이뤄졌다.

신청 절차 또한 도민 편의를 극대화했다. 2026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간병 건에 대해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경기민원24’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간병 SOS 프로젝트는 단순히 금전적 도움을 주는 단계를 넘어, 간병으로 인해 무너지는 가족의 삶을 지탱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복지 시스템"이라며, "복지재단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시·군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간병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국 경기도의 이번 행보는 초고령사회가 가져올 사회적 비용을 지방정부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던 어르신과 그 가족들에게 이번 사업 확대 소식은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오고 있다.
경기도의 '간병 SOS 프로젝트'는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거나 간병을 포기하는' 비극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다. 지자체의 선제적 복지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초고령사회의 연착륙을 돕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