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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 확산 원인, ‘숲가꾸기 정책’의 구조적 한계

시민사회·학계 공동 분석, 간벌 중심 산림 관리의 역효과

침엽수 단순림과 임도, 대형 산불 취약성 키웠다

데이터로 드러난 산림 정책 전환 필요성

2026년 1월 21일, 환경센터 회화나무홀에서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연구발표 사진. 사진=서울환경연합
소나무 단순림과 숲가꾸기(간벌)에 의한 경북산불 대형화 피해확산 구조도. 사진=서울환경연합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가 확산된 원인을 두고, 기존 ‘숲가꾸기’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간벌과 침엽수 단순림 중심의 산림 관리가 산불 위험을 키웠다고 밝혔다.

 

경북 산불 피해 확산의 원인을 둘러싸고 산림 관리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숲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돼 온 ‘숲가꾸기’와 간벌 중심 관리 방식이 실제 재난 상황에서는 오히려 산불 확산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번 중간 조사 결과는 불교환경연대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 책임은 홍석환 부산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연구진은 위성영상 분석과 현장 조사, 통계 분석을 결합해 1천여 개 조사구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산불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침엽수 단순림이 조성돼 있거나 인위적 간벌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숲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간벌이 시행된 숲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0%를 넘었고, 고목 고사율은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숲 내부 습도 저하와 바람 유입 증가로 이어져 산불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홍석환 교수는 “산불을 줄이기 위한 간벌이 오히려 숲을 건조하게 만들고, 바람 통로를 형성해 불길을 키웠다”며 “숲가꾸기는 산불 대응 수단이 아니라 산불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 역시 기존 발표보다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이 산출한 산불 피해 면적은 약 11만6천 헥타르로, 산림 당국이 공개한 수치보다 넓은 범위로,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정밀한 피해 경계와 강도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피해 규모가 과소 평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임도와 도로의 역할도 재조명됐다. 조사 결과 전체 산불 피해의 절반 이상이 도로에서 200미터 이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임도와 도로가 방화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건조화와 바람 유입 통로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의 객관적 원인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민간과 시민단체가 대신 조사에 나서야 하는 현실 자체가 정책 실패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도 “숲가꾸기와 임도 정책이 산불 피해에 미친 영향을 국회 차원의 공식 검증 절차를 통해 점검해야 한다”며 “부작용이 확인될 경우 예산 구조 역시 전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과 시민사회는 향후 산림 정책의 방향으로 ‘더 베는 관리’가 아닌 자연스러운 천이를 유도하는 관리 체계 전환을 제시했다. 침엽수 단순림 중심 구조는 조성부터 유지, 산불 이후 복구까지 반복적인 비용과 위험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중간 발표는 대형 산불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산림 정책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산림 관리 방식에 대한 근본적 전환 없이는 유사한 재난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작성 2026.01.22 23:45 수정 2026.01.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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