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꿈을 먹고 살고, 노인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나이 80을 앞두고 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쌓아온 가장 자랑스러운 재산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래, 영우(永友)들이 있지”하며 스스로 흐뭇해 한다.
우리는 그냥 만난 친구들이 아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기적적인 인연으로 가득 찬 영우들이다. 친구(親舊)와 영우(永友)는 다르다. 친구는 고향 친구, 학교 친구, 직장 친구, 사회 친구 등등,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런 친구들은 문자 그대로 그냥 만난 친구들일 뿐, 결코 영원한 우정을 약속한 영우(永友)들은 아니다.
영우(永友)는 일반적인 지연, 학연, 직장 인연 등으로 우연히 만난 친구들이 아니다. 하늘의 특별한 점지를 받아 만난 운명적 친구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가끔씩 “지금 너에게 남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 무엇이냐?”고 자문자답해 본다. 그럴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우리 영우회원들이다. “그래, 나에게는 영우들이 있지” 그런 생각만으로도 힘이 나고 살 맛이 난다.
소중한 보물은 누구나 소중하게 보관하듯 나는 나의 소중한 영우들을 소중하게 지키고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종종 주지시키곤 한다. 하늘의 뜻에 의해 이제 곧 헤어져야 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면서도 영우가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이 항상 앞선다. 이런 생각이 어찌 나만의 생각이겠는가? 우리 영우 모두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다시 한번 『영우헌장(永友憲章)』을 되새겨 본다.
< 영우헌장(永友憲章) >
“우정은 보람있고 풍요로운 삶의 원천이다. 우리는 우정을 통하여 서로의 뜻이 다르면서도 화합할 수 있고, 서로의 길이 다르면서도 함께 걸을 수 있다. 우정은 반대하되 미워하지 않으며, 충고하되 모욕하지 않으며, 칭찬하되 계산하지 않는다. 우정의 길에는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으며, 다툼은 있어도 원수는 없고, 절망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우리 모두는 이런 영원한 우정의 길을 가리라.”
아리랑이 작사가도 없고, 작곡가도 없는 민초(民草)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민중의 노래이듯, 위의 『영우헌장(永友憲章)』 또한 쓴 자도, 쓰라고 시킨 자도 없는 민우(民友)들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져 온 민중들의 헌장(憲章)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영원히 민우들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질 “민중들의 가슴소리”이기도 하다.
영우들이여, 그대가 나의 영우여서 정말 행복했어. 내일 어떤 하늘 무너지는 소식이 들릴지라도 기적 같았던 우리들의 추억을 되새기면 우리는 금방 마음이 뜨겁고, 벅차고, 행복해 질거야. 그런 영우들을 앞으로도 영원한 영우로 남게 하는 것은 오직 내 몫이겠지? 먼 훗날 세상 뭇사람들이 그 어떤 경전보다 『영우헌장(永友憲章)』을 최고의 금과옥조로 가슴에 품고 전하게 하는 것도 영우들, 우리 모두의 몫이겠지?
독자 여러분, 이런 영우들을 가진 분이 있다면 그로써 보람있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분이 아닐까요?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 영우를 찾고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아니, 자신부터 먼저 영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보람 있는 개인적인 삶을 위해, 다 함께 살아가는 바람직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영우를 찾고 만들어 갑시다. 수없는 세월에 걸쳐, 수많은 민우들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한 『영우헌장(永友憲章)』을 오늘 다시 되새겨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