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한쪽 얼굴이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잠시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며 대응을 미루는 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이 뇌졸중 대응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시간’이다. 뇌졸중은 발생 직후부터 뇌세포가 빠른 속도로 손상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환자의 생존 여부와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일반인도 쉽게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된 기준이 바로 ‘FAST 법칙’이다. FAST는 얼굴(Face), 팔(Arm), 말(Speech), 시간(Tim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뇌졸중 의심 증상을 빠르게 판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돕는 행동 지침이다.

먼저 ‘Face’는 얼굴 마비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다. 환자에게 웃어보라고 했을 때 한쪽 입꼬리가 처지거나 얼굴이 비대칭으로 보인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다음 ‘Arm’은 팔의 힘을 살피는 과정으로, 양팔을 들어 올렸을 때 한쪽 팔이 힘없이 떨어지거나 제대로 들지 못한다면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Speech’는 언어 기능을 점검하는 단계다.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꼬이고, 간단한 문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면 즉시 위험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FAST 법칙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Time’이다. 얼굴, 팔, 말 가운데 단 하나라도 이상이 발견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전문적인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 치료는 흔히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초기 몇 시간이 결정적이다.
일반적으로 발병 후 3~4.5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후유증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반대로 이 시간을 놓치면 뇌 손상이 급격히 확대돼 언어 장애, 반신마비, 인지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문제는 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병원 방문을 미루는 데 있다. 그러나 뇌졸중은 증상이 잠시 호전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내부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애매하더라도 FAST 법칙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즉시 응급 대응에 나서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뇌졸중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의 건강 관리뿐 아니라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 전반에서 FAST 법칙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위급한 순간, 단 몇 분의 판단이 한 사람의 생명과 삶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FAST 법칙은 의료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생명 수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