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피로’ 끝에 도착한 진정성의 시대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유행 속에서, MZ세대는 어느 순간 멈췄다. 그들은 화려한 포장 대신 “이 브랜드는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근본이즘(根本主義)’은 학문적 개념이라기보다, 본질과 진정성에 집중하는 새로운 세대의 문화적 태도다. 즉, 화려함보다 철학, 유행보다 일관성, 트렌드보다 ‘진짜’를 택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히 유행을 거부하는 현상이 아니라, ‘트렌드 피로’에 대한 세대적 반응이자 신뢰를 중시하는 소비 가치관의 변화로 분석된다.
데이터로 본 MZ세대의 ‘진정성 중심 소비’
한국의 트렌드리서치 기관 트렌드모니터(2025)에 따르면, MZ세대의 59.2%가 제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의 철학과 진정성을 본다”고 답했다. 이는 40대 이상 세대보다 17%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소비자 10명 중 7명(68.4%)이 “광고보다 사용자 후기·경험담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존의 “화려한 마케팅”보다 “진심 어린 리뷰”가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외 브랜드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환경 중심 경영을 내세운 파타고니아(Patagonia)
윤리적 생산과 단순함을 강조한 무인양품(MUJI)
가치소비를 내세운 국내 브랜드 ‘마르헨제이’, ‘라티젠’ 등
이들은 모두 “철학이 있는 브랜드”로 분류되며, MZ세대의 장기적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즉, MZ세대는 소비를 통해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신념과 맞는 브랜드를 고른다”는 행위로 진정성을 표현하고 있다.
일터에서도 근본이 통한다
근본이즘은 소비를 넘어 직장 문화와 커리어의 영역에서도 뚜렷하다. 잡플래닛 2024 커리어 가치 리포트에 따르면, MZ세대 직장인의 62%가 ‘회사 선택 기준’으로 ‘가치와 철학의 일치’를 꼽았다. 연봉(48%), 복지(41%)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은 단기 성과보다 “일의 이유와 의미”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조직의 방향은 나의 가치와 맞는가?”
이 질문이 커리어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결국 ‘근본이 있는 사람’이란 유행하는 스킬보다 철학과 일관된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 인재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새로운 잣대
MZ세대의 근본이즘은 문화 전반에 ‘진정성의 잣대’를 세웠다. 가짜 뉴스, 과장 광고, 형식적인 ESG 캠페인 등 ‘겉멋’만 있는 콘텐츠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화려한 포장보다는 꾸준함과 진심을 본다. SNS에서 ‘노필터 챌린지’, ‘로우(Low)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흐름은 연예인, 인플루언서, 심지어 기업 CEO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즉, 근본이즘은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사회적 필터가 되었다. MZ세대의 반란, 근본이 표준이 되다

MZ세대의 근본이즘은 반항이 아니다.
그것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을 지키려는 선택”이다. 그들은 화려함 대신 철학을, 속도 대신 방향을, 유행 대신 진정성을 택했다. 이제 근본이즘은 단순한 세대 취향이 아니라, 브랜드·커리어·사회 전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진정성의 시대정신이다. 트렌드가 쌓여도, 결국 남는 것은 근본이다.
[편집자 Note]
근본을 찾는다는 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매 순간 마주하는 선택지 앞에서 나만의 기준을 지켜내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트렌드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놓치는 ‘근본’은 바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상황에 매몰되어 “어차피”라고 포기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본질을 믿으며 “그래도”라고 말할 것인가.
이 작은 단어의 차이가 결국 한 사람의 근본과 인생의 궤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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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ㅣ 커리어온뉴스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