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센터는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뒤에만 필요한 공간이 아니다. 반복되는 불안과 관계의 피로처럼 일상을 흔드는 신호가 쌓일 때 이미 도움이 필요한 순간은 시작된다. 혼자서 정리되지 않는 감정과 생각을 안전하게 꺼내 놓고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성남시 ‘분당심리상담센터 마주하기’ 정시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분당심리상담센터 마주하기] 정시광 대표 |
Q.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공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이 공간을 ‘마주하기’라고 부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미 많이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이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무너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거나 고치기보다 먼저 그 마음을 안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주하기는 누군가를 단번에 변화시키는 공간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이해하며 천천히 버틸 힘을 회복해 가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그런 바람을 담아 이 공간에 마주하기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Q. 지금의 사업을 통해 지역이나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A. 마음을 돌보는 일이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오늘을 잘 살아가기 위한 일상의 선택이 되었으면 합니다.
심리상담이 힘들어진 뒤에야 찾는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듯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웰니스의 한 형태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괜찮지 않다는 신호를 애써 참기보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작은 변화가 쌓여 마음을 돌보는 일이 더 이상 낯설거나 부담스러운 선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허용된 생활의 일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 [분당심리상담센터 마주하기] 내부 모습 |
Q. 대표님의 고객들이 이 사업장을 통해 어떤 ‘감정이나 기억’을 가지고 가기를 바라시나요?
A. 상담을 마친 뒤 ‘자신의 마음을 이전보다 조금은 덜 두려워하게 되었다.’는 감정과 그 기억을 가지고 가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상담을 시작할 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합니다.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무너질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죠. 저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그런 마음을 서둘러 바꾸거나 고쳐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마주했고 그 과정이 혼자만의 싸움은 아니었다는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그 경험이 이후의 일상에서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한 번쯤 멈춰 스스로를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 ▲ [분당심리상담센터 마주하기] 내부 모습 |
Q.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대표님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상담에서 ‘대신 답을 주지 않는 것’에 책임을 둡니다.
많은 분들이 상담실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기대하며 찾아오십니다. 저는 그럴 때 곧바로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지금 어떤 선택의 앞에 서 있는지 무엇이 가장 걸리는 지점인지부터 함께 살펴봅니다. 감정과 생각이 엉켜 있는 부분을 차분히 정리해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가 상담자로서 맡고 있는 역할이며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몸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우리는 비교적 쉽게 알아차립니다. 하지만 마음의 자세는 무너지고 있어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의 상태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보는 일은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적어도 덜 다치며 살아가기 위해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수 있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는 기꺼이 비용과 시간을 쓰면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삶을 지탱하는 마음의 상태에는 유독 인색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리와 피부, 옷과 가방에는 비교적 관대하지만 매일의 선택과 관계,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여전히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저는 이런 인식과 문화가 조금씩이라도 달라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돌보는 일이 특별한 사람만의 선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