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에 음악과 같은 예술을 함께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일상에 숨 쉴 틈을 만들어준다. 예술은 기술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감정을 나누는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가까운 공간에서 배우고 교류할 수 있을 때 참여의 문턱은 낮아지고 관계는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이런 공간은 지역에 머무는 문화가 되고 삶의 온도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고양시 ‘플레이통기타’ 이강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플레이통기타] 이강석 대표 |
Q.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공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플레이통기타를 ‘통기타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음악이라는 매개, 그중에서도 통기타를 통해 각자의 삶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이를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쌓아오다 보니 플레이통기타와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해 온 장기 회원들도 많아졌습니다.
플레이통기타는 단순한 동호회 모임이 아니라, 연습이 이루어지고 배움이 오가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장소입니다. 통기타라는 공통의 분모를 중심으로 공연과 교육, 교류 등 다양한 문화적 기능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그 과정 자체가 이 공간의 정체성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장에서 쌓인 수업과 공연 경험을 정리하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플레이통기타 멜로디+코드 스트로크』라는 통기타 교재를 출간했고,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온라인 서점과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한 후속 교재인 아르페지오 편도 집필을 진행 중입니다.
더불어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들과 함께 음반사 ‘스테이레코드’를 운영하며, 공연과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을 음반으로 기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제 개인적인 음악 작업 역시 이 과정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플레이통기타는 공연과 동호회 모임에 그치지 않고, 정리된 결과물들을 교재와 음반의 형태로 남기며 통기타 음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기 공연과 소규모 나눔 활동, 출판과 음반 작업을 통해 지역 안에서 음악이 지속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 ▲ [플레이통기타] 다양한 공연 현장 |
Q. 지금의 사업을 통해 지역이나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A. 한동안 여러 지역에서 버스킹 공연이 늘어나며 문화적 활력을 주기도 했지만, 준비되지 않은 공연이 반복되면서 민원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마추어 음악인들에게는 무대 경험이 늘어난 반면, 코로나 이후 전문 음악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문화 행사가 다시 회복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무대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는 전문성에 걸맞은 조건과 정당한 보상을 받고 공연할 수 있어야 하고 아마추어 역시 기획과 준비를 통해 관객에게 더한 즐거움과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플레이통기타는 인정받을 수 있는 공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매월 정해진 공간, 시간에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MC가 진행하는 스토리가 있는 무대를 기획하여 4년째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몇 년간 같은 자리에서 무대를 이어오며 공연을 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관객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버스킹을 하시는 아마추어 아티스트 분들께서도 조금 더 완성된 무대와 꾸준함과 열정을 보여주신다면 민원과 관리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하나의 퍼포먼스로 인정받고 예술적으로도 더 큰 성취감과 성과를 보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대표님의 고객들이 이 사업장을 통해 어떤 ‘감정이나 기억’을 가지고 가기를 바라시나요?
A. 제가 이 공간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감정은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그래서 회원님들께서 작은 것이라도 잘 해내셨을 때마다 진심을 담아 ‘천재십니다’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웃고 지나가시지만 그 한마디의 칭찬이 기분을 바꾸고 다음 연습을 이어가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는 일과 사람에 치여 하루를 마무리한 뒤 이곳에 와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칭찬을 받는 경험이 스트레스를 풀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는 순간을 이 공간에서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플레이통기타가 기타를 배우는 공간을 넘어, 잠재되어 있던 자신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을 꺼내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무대에 서고 정기적인 봉사 공연을 통해 음악으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경험까지 이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면 합니다.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이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있었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웃을 수 있었던 공간이었지’라고 기억해 주신다면 플레이통기타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 ▲ [플레이통기타] 공연 기념 사진 |
Q.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대표님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플레이통기타를 운영하면서도 회원님들과 나눈 이야기와 수업 이후의 피드백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는 다양한 의견들을 가능한 한 놓치지 않으려 노력해 왔습니다. 작은 대화 하나라도 의미 있게 남겨두고 다시 돌아보는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기록들은 단순한 메모에 머무르지 않고 운영과 수업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기준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플레이통기타만의 교재를 만들게 되었고 주변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출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결과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경험을 정리해 다시 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교재와 악보집을 통해 통기타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정리된 언어로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음악이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이자 쉼이 되었으면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잘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음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역 안에 이런 음악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여 연습하고 공연하며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장소가 오래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플레이통기타도 그런 공간 중 하나로 조용히 남아 있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