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전략 광물 개발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자원 외교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핵심 원료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아프리카 광산 지대로까지 본격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양국은 최근 ‘광물안보동맹(Mineral Security Partnership, MSP)’ 회의를 계기로 DRC 내 리튬·코발트·니켈·구리 광구에 대해 미국 기업이 탐사와 투자에서 우선권을 갖는 협력 틀에 합의했다. 국무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자원 개발을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DRC 광업부 역시 이번 합의를 단순한 외국 자본 유치가 아닌 기술 이전과 지속 가능한 광업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장기 파트너십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특정 국가에 집중됐던 광산 개발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DRC는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약 70%를 보유한 핵심 자원국이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와 풍력 설비,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로,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수요가 현재의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협약이 친환경 산업 경쟁력 확보와 전략 자원 공급망 재편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 국영 광업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DRC 광산 개발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채무 문제와 환경·인권 논란이 불거지면서 DRC 내부에서도 기존 구조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는 이번 합의를 중국 중심 자원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내는 신호로 평가하며, ‘자원 외교의 다극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과 DRC 간 전략 광물 협력은 단일 국가 간 투자 합의를 넘어, 향후 유럽연합(EU)·일본·캐나다·호주 등 MSP 참여국과의 다자 공급망 연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자원 거버넌스 연구기관들은 투명성과 지역사회 참여가 강화될 경우 아프리카 자원 개발이 글로벌 친환경 산업 전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국제 자원 질서 재편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