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년은 올라갔지만 기초가 흔들리는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학년은 올라가지만 연산, 개념 이해, 문제 읽기 능력 등 기초가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결과 학습 격차는 점점 커지고, 수학을 두려워하거나 포기하려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성적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경우 그 출발점에는 기초 학습의 작은 공백이 존재한다. 그 공백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커지고, 결국 아이 스스로도 어디에서부터 어려워졌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코칭사례 특집 연재 “수학 기초 무너진 아이들'은 실제 코칭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수학 학습이 어디에서 흔들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회복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이 연재는 아이의 문제를 단순히 시험 점수나 성적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대신 학습 과정과 이해의 흐름 속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둔다.
수학은 한 번 막히면 계속 어려워지는 과목이지만, 동시에 기초를 다시 세우면 언제든 회복될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번 연재가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를 지도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받아내림에서 멈춘 5학년, 다시 시작한 10-5
학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학습 코칭을 받게 된 5학년 학생.
코칭 첫날, 진단 평가 문제를 푸는데 뺄셈 앞에서 연필이 멈춘다.
“뺄셈이 헷갈리나 보구나?”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현재 어려움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2학년 수준의 연산 문제를 내주었다. 문제를 풀어보니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대부분의 문제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답을 쓴 것도 모두 오답이었다.
5학년이라면 이미 익숙해야 할 계산이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나타난다. 학년은 올라갔지만 연산의 기초가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채 지나온 경우다.
그래서 수업은 가장 쉬운 문제에서 시작했다.
10 - 5
처음에는 블록과 손가락을 사용해 10에서 5를 빼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게 했다. 숫자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경험하면서 계산의 의미를 다시 이해하도록 했다.
그 다음 단계는 조금 더 복잡한 문제였다.
12 - 4
학생은 잠시 멈췄지만 이전 문제에서 숫자의 의미를 경험했기 때문에 계산 과정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12를 10과 2로 나누어 생각하고, 4를 빼면 얼마가 남는지 천천히 확인하며 계산을 이어갔다.
이후 문제는 조금씩 확장됐다.
13 - 5
14 - 6
15 - 7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이해였다.

수학 회복의 시작은 가장 쉬운 문제였다
2 주가 지나자 학생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계산을 시작할 때의 망설임이 줄어들었고 문제를 끝까지 풀어보려는 시도가 늘어났다.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이제 뺄셈이 조금 쉬워졌어요.”
수학 학습에서 흔히 나타나는 실수는 어려운 문제를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가 흔들린 상태에서 난이도만 높이면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된다.
반대로 가장 쉬운 문제에서 다시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이는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이 학습을 이어가는 힘이 된다.
이번 코칭사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수학은 학년보다 기초가 먼저라는 점이다. 받아내림을 어려워하던 5학년 학생도 결국 두 자리 수 뺄셈을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됐다. 변화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10-5’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였다.
학년 수준의 문제를 풀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뒤처진 것은 아니다. 기초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수학은 위로 쌓아 올리는 구조다. 아래가 흔들리면 위도 흔들린다. 하지만 기초를 다시 세우면 학습은 언제든 안정될 수 있다.
다음 연재에서는 “구구단은 외웠지만 곱셈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 사례를 통해 곱셈 개념이 흔들린 아이의 학습 회복 과정을 살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