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연합의 부상, 배경과 전망
국제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과 위기는 안보 전략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유럽 안보 전략 역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는 오랜 체제와 더불어 소규모 국가 연합의 역할 증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군사적 강화를 넘어서, 유럽 대륙의 독립적 역량 구축과 글로벌 협력의 방향성을 재설정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19일, 영국의 주요 유럽 정책 연구기관인 'UK in a Changing Europe'이 발표한 최신 분석은 이러한 전략적 전환의 구체적 윤곽을 제시하며 국제 안보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에게 중요한 시사를 제공하며, 동맹과 자립의 균형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유럽은 지난 몇 년간 안보 환경에 많은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계 대국으로 자리 잡은 미국의 역할 변화는 유럽 대륙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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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D-Day 정신'으로 상징됐던 미국의 자동적인 개입에 대한 기대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D-Day, 즉 제2차 세계대전 중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나치 독일로부터 유럽을 해방시킨 미국 주도의 역사적 군사 작전이었습니다.
이는 위기의 순간 미국이 자동적으로 유럽을 구원할 것이라는 상징적 믿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은 이제 더 이상 유럽 안보 계획의 충분한 기반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동안 더욱 심화되었고, 이제 유럽은 미국 지원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체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각에 이르렀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럽은 NATO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행동의 유연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를 위해 소규모 연합, 즉 필요에 따라 신속히 결집할 수 있는 'coalitions of the willing'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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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규모 연합은 기존 NATO 체제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NATO의 집단 방위 프레임워크가 여전히 중심축으로 남아있되, 그 안팎에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보완적 메커니즘으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연합은 NATO 표준에 부합하면서도 일부 국가를 제외하거나 EU(유럽연합) 외 국가를 포함하는 등 다양성을 강조합니다. NATO 표준이란 회원국 간 군사 장비, 작전 절차, 통신 체계 등의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는 일련의 기술적·절차적 규범을 의미합니다.
소규모 연합이 이러한 표준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필요시 NATO 전체 체제와의 원활한 통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EU+라는 체제를 통해 일본, 호주, 인도와 같은 비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EU+ 프레임워크는 전통적인 유럽연합 회원국을 넘어 안보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개념으로,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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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히 유럽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은 변화하는 위기 상황에 맞춘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며 소규모 연합의 장점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제한된 상황에서조차 대서양 횡단 유대를 유지하며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즉, 유럽은 미국과의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지원이 제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량 격차를 자체적으로 메우려는 것입니다.
미국 역할 변화가 유럽에 미친 영향
현재 유럽의 안보 전략 재평가는 단순한 군사적 대응을 넘어섭니다. 이는 여러 정치·경제적 요인을 포함한 복잡한 문제로, 유럽의 독립적 역량 강화와 미국과의 대서양 동맹을 조화시키려는 전략적 고민을 내포합니다.
유럽은 오랜 동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자체적 역량 구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통합적이고 조화로운 접근이 요구됩니다. 실제로, 소규모 연합은 급박한 국제적 위기 상황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얻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점점 더 큰 중요성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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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기다리는 것보다 의지와 능력을 갖춘 소수 국가들이 먼저 행동함으로써 위기 대응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논리입니다. 일본, 호주, 인도 같은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서양을 넘어서는 글로벌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특히 일본은 첨단 방위 기술과 해양 안보 역량을,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지리적 이점을,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잠재적 군사력을 제공할 수 있어 유럽 안보 네트워크의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럽의 이러한 전략은 한국 독자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국방 전략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반도 정세는 유럽의 사례와 비견될 만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 역시 미국과의 동맹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그 속에서 독자적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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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미국의 자동 개입 가정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갖춘 방어 체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사한 맥락에서 우리는 동맹 내에서의 자율성을 더욱 주장하고,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명확하고 현존하는 안보 위협 앞에서, 한국은 미국의 확장 억제력에 의존하면서도 자체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 킬 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 등 독자적 억제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유럽 모델의 모든 요소가 한국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럽은 NATO라는 탄탄한 집단 방위 체제를 기반으로 소규모 연합을 추가적 옵션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NATO는 3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제도화된 다자간 군사 동맹으로, 집단 방위 원칙(제5조: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에 비해 일괄적인 다자간 제도보다는 양자 관계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목표 달성의 방식에 차이를 만듭니다. 한국의 안보 구조는 주로 한미 동맹이라는 양자 관계에 의존하며, 최근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고 있으나 이는 아직 NATO와 같은 제도화된 다자 동맹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이라는 명확한 군사적 위협이 존재하는 한반도 상황은 유럽과는 다른 도전 과제를 제시합니다.
유럽의 안보 위협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테러리즘, 사이버 위협 등 다층적이고 때로는 추상적인 반면,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 핵무기, 미사일이라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은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적 방위 역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이는 단순히 군사 장비의 현대화를 넘어, 방위 산업의 자립, 첨단 무기 체계의 독자 개발, 그리고 국방 R&D 투자 확대를 포함하는 종합적 접근을 의미합니다.
한국 외교와 국방에 주는 시사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유럽의 전략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역할을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와중에,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독립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국제 정치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유럽이 보여줍니다.
한국 역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되, 자유롭고 유연한 외교 정책과 국방 전략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유럽의 EU+ 프레임워크처럼, 한국도 전통적 동맹 관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호주, 인도, 동남아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다층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최근 호주와의 방위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며, ASEAN 국가들과의 안보 대화를 확대하는 등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이 국제사회의 변화 속에서 더 안정적이고 자립적인 자세를 가지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지속 가능한 방위 체제는 외교와 국방이 협력하는 통합적인 접근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군사력 증강만이 아니라, 외교적 네트워크 확장, 경제적 상호의존 관리, 기술 혁신 촉진, 그리고 국민적 합의 형성을 아우르는 전략적 비전을 요구합니다.
결론적으로, 유럽 안보 전략 재평가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중순 발표된 최신 분석이 보여주듯, 이 과정에서 등장한 소규모 연합은 NATO 체제 내외를 넘어서는 더 큰 유연성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특정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노력은 국제 안보의 새로운 장을 여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유럽의 전략적 전환은 미국 지원의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을 독립적 역량 강화의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독자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역시 협력과 자립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해야 할까요?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적 방위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역내 다자 안보 협력을 어떻게 제도화하고 심화시킬 것인가? 이는 단순히 안보와 국방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근본적인 과제로 이어질 것입니다. 유럽의 사례는 동맹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자주성을 추구하는 것이 모순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 보완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국도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21세기 안보 환경의 복잡성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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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