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자원순환 정책의 핵심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다.
이 제도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이 일정한 재활용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생산자는 재활용 의무량을 직접 이행하거나 분담금을 납부하게 되고, 이 재원은 재활용 처리 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제도의 목적은 명확하다. 버려지는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며 자원을 다시 산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이 제도를 통해 자원 순환 구조를 강화해 왔다.
실제로 EPR 도입 이후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또 다른 고민도 나온다.
재활용 산업은 기술과 공정이 매우 다양하다.
대량 처리 중심 산업도 있고, 정밀 공정 중심 산업도 있다.
특히 전선 재활용 분야에서도 기술 방식은 크게 다르다.
굵은 폐전선을 처리하는 업체는 비교적 단순한 분리 공정을 사용하지만,
통신선이나 반도체 회선 같은 초세선은 완전히 다른 기술을 요구한다.
이처럼 공정 구조가 다른 산업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현장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도의 취지는 매우 중요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기준도 함께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 중요한 것은 정책과 현장의 균형이다.
버려지는 통신선 속의 자원… ‘초세선 재활용 기술’의 가치
도시 곳곳에는 수많은 통신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인터넷 회선, 방송 케이블, 데이터 통신망, 반도체 설비 라인까지
현대 산업은 전선과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이 전선들이 교체되거나 폐기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이다.
특히 통신선이나 전자 장비에 사용되는 전선은 매우 가늘다.
이른바 초세선이다.
이 전선들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어렵다.
굵은 전선처럼 피복을 벗기는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폐기물 전선 업체가 정밀 공정을 개발했다.
우선 미세한 폐전선을 미세하게 분쇄 비중 차이로 플라스틱류와 구리 금속을 분리한 뒤
구리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재활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회수되는 자원은 크게 두 가지로 PE·PP·PVC 등 플라스틱 종류는 사출기 원료로 건설용 완제품으로 만들었다.
구리는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금속이다. 전기·전자 산업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초세선 재활용을 두고 작업은 정밀하고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자원을 다시 산업으로 돌려보낸다는 데 의미 부여를 크게 세웠다.
2. 재활용 산업과 정책, 함께 가야 할 길
자원 재활용 산업은 환경 정책의 가장 중요한 현장이다.
재활용 기술이 발전할수록 폐기물은 줄어들고 자원 활용은 늘어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재활용 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책과 산업이 서로 협력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제도는 산업 현장의 기술을 이해해야 하고 산업은 정책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PR 제도 역시 이러한 협력 구조 속에서 발전해 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활용 산업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량 처리 기술뿐 아니라 정밀 분리 기술, 미세 자원 회수 기술 등
새로운 분야가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 역시 이런 변화를 반영해 현장의 기술과 함께 발전할 필요가 있다.
재활용 산업은 환경 보호와 자원 확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갖는다.
버려진 전선 속에서 작은 구리 조각을 모으는 일도 결국은 자원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 노력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자원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