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대한민국 공공보건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전략적 결핵 관리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65세 미만 연령층의 결핵 환자 수가 불과 4년 만에 절반 가까이 증발하는 놀라운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감소를 넘어, 지자체 중심의 맞춤형 방역 체계가 얼마나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26일 경기도가 공개한 2025년 기준 결핵 관리 현황(잠정치)을 살펴보면 상황은 명확하다. 전국 평균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33.5명 수준인 것에 비해, 경기도는 27.3명이라는 압도적으로 낮은 지표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른바 '경제활동 인구'를 포함한 65세 미만 연령층의 변화다. 지난 2021년 당시 2,964명에 달했던 이 구간의 환자 수는 2025년 1,628명으로 급락하며 45.1%라는 유례없는 감소 폭을 보였다. 생애 첫 결핵 진단을 받은 신환자 수 역시 같은 기간 42.9% 줄어들며 감염 고리가 사실상 끊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승전보 뒤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인구 구성비로 볼 때 65세 미만 층의 신환자 발생률은 10만 명당 11.9명에 불과해 안정권에 진입했으나, 고령층의 상황은 판이하다. 경기도 내 65세 이상 인구 중 결핵 발생률은 10만 명당 78.9명으로 조사되어, 청장년층에 비해 약 6배 이상 높은 발병 위험을 노출하고 있다. 이는 면역력이 약화된 노인층 내에서의 '잠복 결핵' 활성화가 도 전체 방역의 마지막 관문임을 의미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는 단순 검진을 넘어선 '전주기 그물망 케어'를 가동 중이다. 이동검진 차량을 활용한 '찾아가는 원스톱 검진' 시스템은 물론, 결핵 환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에 대한 추적 관리, 그리고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선별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입원 명령 대상자에 대한 입원비 지원과 부양가족 생활보호비, 결핵 치료제 무상 지원 등 민생 밀착형 의료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뜨겁다. 경기도는 제16회 결핵예방의 날을 기념해 지난 26일 수원 팔달문시장과 지동교 일대에서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을 전개했다.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 및 수원시 관내 4개 보건소가 힘을 합친 이번 행사에서는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결핵 예방 수칙을 전파하는 가두행진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운영된 결핵예방 체험관과 무료 검진 버스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으며, 의심 소견이 발견된 즉시 보건소와 연계하는 신속 대응 체계를 선보였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신규 환자 발생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은 고무적이나, 고령층의 높은 발생 비율은 여전히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라며 "잠복 결핵은 소리 없는 위협인 만큼, 2주 이상 기침이나 가래, 급격한 체중 감소가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보건소를 방문해 무료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는 오는 2027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10만 명당 20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결핵 없는 건강한 경기도'를 향한 행보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결핵은 과거의 질병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감염병이다. 경기도가 보여준 전방위적 관리 모델은 대한민국 결핵 퇴치의 표준이 될 수 있다. 다만 '고령층'이라는 마지막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도민들의 적극적인 검진 참여와 지자체의 정밀한 행정력이 결합할 때, 비로소 '결핵 제로(Zero)'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