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속 에너지 안보 위기
2026년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영국은 기록적인 풍력·태양광 발전량을 바탕으로 약 17억 파운드(한화 약 2조 9,500억 원) 상당의 가스 수입을 피할 수 있었다. 2026년 5월 7일 카본 브리프(Carbon Brief)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2026년 2월 말부터 영국 본토(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21테라와트시(TWh)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 기록적인 발전량은 약 41TWh의 가스 수입을 대체했으며,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약 34척 분량에 해당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가 경제적 완충재로서 그 가치를 실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2026년 3월과 4월, 영국의 가스 화력 발전 필요성은 전년 대비 3분의 1 가까이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26년 3월 한 달만으로도 풍력·태양광 발전이 10억 파운드(약 1조 7,400억 원) 상당의 가스 수입을 대체했다. 이는 3월 풍력 발전량이 전년 대비 38% 증가하고, 태양광 발전량도 전년의 기록적 수치에 바짝 다가선 결과다. 같은 기간 가스가 전력 도매가격을 결정하는 빈도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화석 연료 가격이 급등했던 같은 달 대비 약 25%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국제 연료 시장의 가격 변동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구조적 방어막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2026년 4월 22일에는 영국 전력망에 공급되는 전기의 98.8%가 무탄소 에너지원에서 나오는 30분 구간을 기록했다.
엠버(Ember)의 보고서는 이러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가 가스 화력 발전을 대체함으로써 국제 화석 연료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소비자의 전력 시스템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가스 가격이 전력 소매가격 전반에 연동되어 왔던 구조에서 탈피하는 흐름을 가속화한 것으로, 장기적 전력 가격 안정화의 구조적 토대를 강화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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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의 경제적 이점
영국의 재생에너지 확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에너지 위기를 거치며 급속도로 진행됐다. 현재 영국은 약 55GW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설비 기반이 이번 이란 전쟁 국면에서 국가 에너지 안보의 실질적 버팀목이 됐다.
카본 브리프는 이번 분석이 재생에너지 투자가 환경 보호를 넘어 국가 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실질적 이점을 제공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과거 에너지 위기 당시 가스 가격 급등에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재생에너지 확장이 모두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비평가들은 발전량의 기상 의존성과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의 부담을 지속적인 과제로 지적한다. 그러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의 사례는 충분한 설비 용량이 확보될 경우 재생에너지가 화석 연료 가격 충격에 대응하는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단기적 비용 부담보다 장기적 에너지 비용 절감과 안보 확보라는 편익이 더 크다는 정책적 판단이 영국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이끌어 온 논리다.
한국에 미치는 시사점
영국의 사례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원유·가스 수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국제 에너지 시장의 가격 충격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빠르게 늘려 가스 화력 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에너지 비용 안정화와 공급 안보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경로임을 이번 영국의 17억 파운드 절감 사례가 구체적 수치로 뒷받침한다.
중소기업과 가정에 대한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보조금 확대, 세제 지원, ESS 연계 인프라 구축 등 정책적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재생에너지는 탄소 감축이라는 환경적 목표와 더불어, 지정학적 충격을 흡수하는 경제적 완충 기능과 에너지 독립성 강화라는 전략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다.
영국이 이란 전쟁 발발이라는 외부 충격 속에서도 에너지 비용을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은 수년간 축적된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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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태양광 설비를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단순한 에너지 절약 수단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FAQ
Q. 영국이 이번에 절감한 17억 파운드는 어떻게 산출된 수치인가?
A. 카본 브리프(Carbon Brief)가 2026년 5월 7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부터 영국 본토의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21TWh를 기록하며 약 41TWh의 가스 수입을 대체했다. 이는 LNG 운반선 약 34척 분량에 해당하는 물량이며, 카본 브리프는 해당 LNG를 시장에서 수입할 경우 약 17억 파운드의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가스 가격이 불안정한 국면에서 산출된 수치로, 재생에너지의 경제적 절감 효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Q. 재생에너지가 전력 도매가격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A. 엠버(Ember)와 카본 브리프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3월과 4월에 가스가 영국 전력 도매가격을 결정하는 빈도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같은 달과 비교해 약 25%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날수록 가스 발전이 가격 결정 역할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며, 이는 소비자 전력 비용의 변동성을 낮추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충분히 확보될수록 화석 연료 가격 충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경로가 약화되는 구조다.
Q. 영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실질적 교훈은 무엇인가?
A. 영국은 2021~2023년 에너지 위기 이후 약 55GW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을 구축했고, 이 설비가 이란 전쟁 국면에서 17억 파운드 규모의 에너지 비용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할 때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에 놓여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을 통해 가스 화력 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에너지 안보와 비용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가장 실질적인 경로로, 정부 보조금 확대와 ESS 연계 인프라 선제 투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