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발표만 보면 고용시장이 아주 나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전체 고용률은 버텼고, 일부 지표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유는 분명하다. 고용률이 오른 건 주로 30대 이상이고, 청년층은 오히려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기준 15세 이상 고용률은 61.0%로 전년과 같았고 15~45세 고용률은 69.2%로 상승했다. 그러나 연령별로 보면 30대, 40대, 50대는 상승한 반면 청년층(15세~29세)은 43.6%로 1년 전보다 1.2% 하락했다.
이 대목이 지금 청년 취업시장의 핵심이다.
겉으로는 “고용은 괜찮다”는 말이 나오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그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 통계의 평균은 버티고 있지만, 청년이 체감하는 취업문은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도 2025년 연간 고용동향 평가에서 전체 고용률과 15~64세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청년은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 증가 흐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즉, 전체 숫자는 좋아 보여도 청년만 놓고 보면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뜻이다.

청년들이 “취업이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일자리가 아예 없는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로 열려 있는 일자리 사이의 간극이다. 안정적이고, 급여가 너무 낮지 않고,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다. 반면 기업은 점점 더 신입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원한다. 공개채용은 줄고 수시채용은 늘어나면서, 청년들은 첫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얻기 어려워졌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업무보고에서 청년 일경험과 미래역량 훈련 확대를 내세운 것도, 그만큼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막히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정부는 2030 70만 ‘쉬었음’ 청년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대응 강화를 예고했다.
결국 지금의 청년 취업난은 단순히 ‘경기가 안 좋다’는 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스펙을 쌓으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있었다. 지금은 자격증, 어학점수, 인턴 경험을 갖춰도 채용문 앞에서 계속 미끄러진다. 그래서 청년들은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고, 어떤 이는 아예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다. 통계상으로는 실업자가 아닐 수 있지만, 실제 삶에서는 멈춰 선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청년 취업 문제는 단순한 실업률 문제가 아니라, 한 세대의 자립 시점이 계속 늦어지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진= 뉴스1)

특히 중요한 건, 전체 고용 개선을 청년 회복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30대 이상 고용률이 받쳐주며 전체 수치가 버텨도, 청년층이 계속 약해지면 미래 노동시장의 기반도 흔들린다. 2025년 5월 고용 동향만 봐도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5만 명 감소했고, 고용률도 0.7%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시기 30대와 60세 이상은 취업자가 늘었다. 이런 흐름은 “전체 고용률 상승”이라는 한 줄 요약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고용률이 올랐다”는 식의 총량 설명만이 아니다. 누가 일자리를 얻고, 누가 밀려나고 있는지 더 정확히 봐야 한다. 청년들이 원하는 건 위로가 아니다. 지원금 몇 달로 끝나는 단기 처방도 아니다. 처음 들어가서 버틸 수 있는 일자리,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첫 기회, 노력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최소한의 믿음이다. 전체 고용지표가 좋아 보인다고 해서 청년 취업시장의 한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 고용시장의 진짜 문제는 바로 그 간극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