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오늘날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기후 위기의 시대다. 극한 호우와 강풍, 대형 태풍 등 자연재해는 이제 ‘이례적 현상’이 아닌 ‘일상적 위협’이 되었다. 여기에 신종 인플루엔자, 슈퍼박테리아 같은 감염병 위기와 싱크홀, 맨홀 사고 등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로 인한 생활 밀착형 재난이 우리를 상시 위협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재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의 안개’는 걷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난제 앞에서 재난안전원 김동헌 원장은 명확한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사회안전 운영시스템(Societal Safety Operation System)’을 제안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컴퍼넌트인 ‘사람(People)’에 대한 심층적 연구와 시스템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가의 책무는 ‘노력’이 아닌 ‘결과’다
김동헌 원장은 모든 논의의 출발점을 「대한민국헌법」에서 찾는다. 「헌법」제34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며 국민의 생활권을 보장한다. 이어지는 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를 준엄하게 선언하고 있다.
김원장은 “「헌법」과 2002년, 2003년의 대형 재난들의 학습을 토대로 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조는 국가와 지자체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할 ‘책무’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명확한 법률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 안전도는 여전히 낮다.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면, 그것은 시스템의 결함이다” 라고 말한다.
김 원장은 국가의 책무가 단순한 ‘행정적 노력’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재난으로부터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회는 헌법이 보장한 ‘인간다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화려한데 운영체제가 구식이다”
컴퓨터 공학적 관점을 사회안전에 접목한 김 원장의 비유는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컴퓨터가 CPU, RAM, HDD 같은 하드웨어만으로 작동할 수 없듯이, 우리 사회 역시 각급 기관, 시설, 인력이라는 하드웨어를 유기적으로 구동할 운영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김 원장은 현재의 국가 안전 체계가 ‘하드웨어 확장’에는 성공했으나, 이를 최적화하여 구동할 ‘O/S의 고도화’에는 미흡했다고 분석한다. 최신 사양의 하드웨어를 갖추고도 구식 OS를 사용하면 시스템이 멈추거나 에러가 발생하듯, 현대의 복합 재난에 대응하지 못하는 낡은 행정 체계가 비극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스템의 완성은 인간의 통찰에 있다.
김 원장이 최근 가장 집중하는 연구 분야는 바로 이 운영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사람’ 부문이다. 그는 "재난·재해·안전사고는 우리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가 가해지는 것"이라며, "첨단 기술이 도입되어도 결국 재난의 징후를 읽어내고, 골든 타임에 결단을 내리며,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국가나 지자체, 시설 등의 안전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제 ‘사람(국민)’ 중심으로 작동되는 운영시스템을 모색하고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금의 안전 교육과 관리 체계가 ‘보여주기식’에 치중해 있음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현재의 안전 교육은 ‘이수’를 위한 교육이지 ‘생존’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를 선임하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법적 처벌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발생하는 유해·위험 요인에 의한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은 정체되어 있는가? 2013년에 위험성평가가 도입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된 후 바로 사고사망만인율이 급격히 하락되었으나, 그 이후 산업안전보건본부가 신설되었고, 「산업안전보건법」이 74조에서 175조로 확대 개정되었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는 등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강화 시켰으나 오늘날까지 큰 변동이 없이 완만한 추세이다. 그것은 ‘사람’이라는 컴퍼넌트가 시스템 내에서 수동적인 부품으로만 취급받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김 원장이 제시하는 ‘국민사회안전 운영시스템’의 ‘사람’ 부문 강화 방안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현장행정과 비상행정체계의 확보다.
이는 탁상행정을 넘어선 ‘현장행정’, 일반행정이 아닌 ‘비상행정’ 체계의 확보다. 김 원장은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행정업무처리 시스템인 ‘일반행정 모드’로 업무가 처리되지만, 재난·재해·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을 때에는 바로 재난 현장의 실무자들이 권한을 가지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비상행정 모드’가 시스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로는 분석 기반의 직관력과 통찰력, 예지력이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숙련된 전문가의 통찰력이 결합되어야 한다. 기후 위기로 인한 전대미문의 재난 상황에서는 과거의 데이터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국민 개개인의 ‘능동적 참여’다.
김 원장은 “국가는 위기관리매뉴얼과 국민행동요령, 국가안전관리계획, 국가안전대진단, 국가핵심기반평가, 안전한국훈련, 국민재난안전포탈, 국민안전교육플랫폼 등 안전과 재난, 재해에 대한 다양하고 필수 불가결한 시스템들이 잘 구축되고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고 이웃을 돕는 시스템의 핵심 주체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 이를 넘어선 ‘사람(국민)’ 중심의 실질적인 생활 속 안전 문화와 안전운영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재난과 비극,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하다
김 원장은 매번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쏟아지는 정부의 대책들이 ‘나열식’에 그치고 있음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원인 규명은 늘 사법적 다툼과 처벌에 매몰되고, 현장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이끌어 낼 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들은 부족하다” 라며, “가족과 동료가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처벌을 무서워하는 문화가 아니라, 시스템이 나를 지켜준다는 신뢰의 문화, 시스템적 안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즉시 작동하는 ‘국민사회안전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라 하였다.
◆안전은 권리이며, 시스템은 그 약속의 이행이다
김동헌 원장의 연구는 결국 “어떻게 하면 국민이 진짜로 편안하고 쾌적하며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그가 설계하는 ‘국민사회안전 운영시스템’은 단순한 정책 제언이 아니라, 헌법이 약속한 국가의 의무를 현대적 기술과 인문학적 통찰로 풀어낸 설계도다.
경찰과 소방이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넘어, 국가 전체가 하나의 정교한 사회적 안전 O/S로 구동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불안의 시대’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김동헌 원장의 집요한 연구와 현장 행정, 비상행정의 결합이 대한민국 안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현 프로필
-주요현직-
연구·교육·출판 전문기업 재난안전원장 (since 2024)
행정안전부 자문 및 평가위원 (since 2008)
한국방재안전학회 종신회원 (since 2018)
한국기업재난관리사회 평생회원 (since 2022)
한국IT전문가협회(IPAK) 정회원 (since 2004) 외
-주요경력-
동아대학교 대학원 국제법무학과 겸임교수 (2018~2020)
우석대학교 대학원 재난안전공학과 겸임교수 (2015~2022)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 특임교수 (2018~2026)
한국산업관계연구원 부설 재난안전원장 (2012~2024)
소방방재청 기업재난관리정책추진기획단 상근전문위원 (2007~2008)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기획
재난관리 국제표준 ISO/TC223 (Societal Security) 전문위원 (2019~2022)
한국능률협회 매니지먼트 상임경영고문 (2019~2022) 외
-주요 학술 및 정책 연구용역 수행 경력-
재난 및 안전, 위기관리 분야 (64건)
재난관리 전략 및 체계 연구 (23건)
산업안전 및 안전문화 (4건)
위기관리 매뉴얼 및 행동요령, 재난훈련 (17건)
연속성 관리 체계 구축 연구 & 컨설팅 (4건)
프로스포츠 및 체육시설 안전관리 (9건)
안전교육기관 설립, 전문가 과정 개발 및 법령 분야 (7건)
기후변화 및 기후위기 분야 (25건)
기후변화/기후위기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 수립 및 해결방안 (19건)
기후변화 대응대책 세부시행계획 - 완화 및 탄소중립 (5건)
미세먼지 관리 기본계획 수립 (1건)
화학물질 관리 및 기타 분야 (8건)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 및 화학사고 대응계획 (5건), 기타 분야 (3건)
주요 학술 및 정책 연구용역 수행 건은 총 97건(since 2007)
-주요 강의 및 방송 출연 경력-
인천국제공항공사, 삼성서울병원, 비씨카드 등 공공기관과 기업체
중대안전보건예방협회(since 2023), 한국안전보건협회(since 2022) 등 산업안전보건분야 교육기관
한국산업관계연구원 부설 재난안전원(2013~2024), 한국재난안전기술원(2012~2013), 한국BCP협회(2007~2012) 등 근무기관 및 다수 대학교/대학원에서 수업, 강의 및 논문지도 함.
재난 및 안전사고, 사건 관련 TV, Radio 등 다수 출연
-보유자격
ISO 45001 심사원(2022), ISO 14001(2022), ISO 22301(2016) 심사원보
기업재난관리사-실무분야(2014), 재난관리사(2007), 재난관리지도사(2007)
위기관리사(2014), 유시티평가사(2012), 온실가스에너지적산사(2012)
평생교육사 2급(2021), Certified Group Facilitator(2021) 그 외 다수
이 기사는 본지 공식 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