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목표,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다
2026년 4월 12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6 서울 기후 컨퍼런스 III'는 한국이 직면한 기후변화 대응의 과제를 명확히 드러낸 자리였습니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가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기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컨퍼런스의 핵심 주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시장, 제도, 금융을 통합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점이었으며, 이는 기후기술을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통합적인 솔루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소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2018년 대비 이산화탄소를 53~61% 감축해야 하고, 2040년까지 화력발전소도 전부 폐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G10 경제 대국으로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삼중 과제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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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와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국가적 과제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한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이행하며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이상협 소장은 실험실 단계의 기술이 시장으로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실험실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로 논의되고 있는 TRL(Technology Readiness Level) 5~7의 혁신 기술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잡으려면, 장기적인 자금 조달 구조와 실증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규제와 인증, 표준 대응, 유지보수 체계 구축, 그리고 법·제도 정비 등의 다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기술 개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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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의 기술적 노력은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서 국가 경쟁력과 안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현재 기후변화가 처한 상황을 분명히 했습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실입니다"라고 말하며 시급성을 강조한 그는, "재생에너지, 탄소 포집·활용, 청정수소, 스마트그리드 등 기후기술을 키우는 것은 환경을 넘어 국가 경쟁력, 공급망 안정성, 사회적 안전까지 연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후기술이 단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전반적인 안정성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기술은 기존 산업의 탄소 배출을 줄이며, 청정수소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공급의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단순한 기술 개발만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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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시장 메커니즘과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특히 강조되었습니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세션에서는 구체적인 사례와 전망이 제시되었습니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AI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며,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AI 활용 사례와 전망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국내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금융과 시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I 기술은 에너지 수요 예측, 전력망 최적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제도·금융의 통합적 접근이 중요한 이유
김승환 넥스트 대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는 탄소중립이라는 복잡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기술적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는 싱크탱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싱크탱크는 정부와 기업, 학계를 연결하며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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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처럼 빠른 산업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민관 협력을 촉진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선 시장 메커니즘과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기후기술이 실험실에서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장벽들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닙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수익 실현까지의 기간이 길며, 기존 산업 구조와의 충돌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 지원이 필요하며,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금융 메커니즘도 갖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녹색 채권이나 기후 펀드와 같은 금융 상품은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제도는 초기 시장 형성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한국이 2035년 NDC 목표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 화력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편이 불가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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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단순히 발전소를 교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전력망 인프라의 현대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확충, 수요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됩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후기술 개발과 보급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중립 관련 기술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출 시장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배터리, 수소, 반도체 등의 분야는 기후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기후기술 혁신에 동참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중소기업들은 특화된 기술이나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기술 혁신과 국가 경쟁력: 우리가 나아갈 길
컨퍼런스에서는 기후기술을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통합적인 솔루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기술 개발, 시장 형성, 제도 정비, 금융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개발되어도 시장에서 수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며, 시장이 형성되어도 적절한 규제와 인증 체계가 없으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후기술의 특성상 안정적인 금융 지원이 없으면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논의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과 시장, 그리고 금융까지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종합적 접근을 요구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이고 일관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G10 경제 대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며, 동시에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대한민국은 기술 도입과 더불어 사회적, 경제적 제도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입니다. 2026 서울 기후 컨퍼런스 III는 한국이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기술, 시장, 제도, 금융의 통합적 접근이라는 핵심 메시지는 앞으로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선택하는 길이 향후 10년, 20년 뒤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모든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때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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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