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텍사스 소재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육상용 발전 엔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총 6,271억 원 규모이며, 공급 용량은 684메가와트(MW)에 이른다. 공급될 엔진은 20MW급 ‘힘쎈(HiMSEN)’ H54GV 가스엔진과 발전기 총 33세트이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0월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가속화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약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에는 950TWh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3% 수준에 달한다. AI 혁명으로 기존 반도체, 전력망, 가스터빈 설비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는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 원자력을 전력원으로 사용하지만, 천연가스 기반 가스 발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형 가스터빈 공급이 주요 업체(GE 베르노바, 미쓰비시중공업, 지멘스 에너지)들의 생산 능력 한계로 지연되고 있어 대체 전력 공급 수단이 요구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의 미팅에서 “현재 고객과 2029~2030년 생산량을 협의 중이며, 2024년 대비 30% 이상 생산 능력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나, 기기 및 공급업체 협력 문제로 완전 증대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 가스터빈 납기가 2029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지연될 전망이며, 이와 비교해 중소형 가스터빈 및 중속 엔진의 클러스터링을 통한 전력 공급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16일 핀란드의 바르질라가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에 412MW 규모의 34SG 엔진 40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HD현대중공업도 즉시 데이터센터용 엔진 공급 계약을 확보하며 국내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4행정 중속 엔진 ‘힘쎈’ 브랜드를 자체 개발해 육상 발전 부문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이번 수주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레퍼런스를 쌓았다. 다만 2025년 엔진 생산 가동률이 100%를 넘긴 상태이며, 2028~2029년 선박용 엔진 생산 슬롯 확보도 필요해 추가 증설이 예상된다. 향후 엔진 부문 증설이 현실화되면 육상 발전 엔진 수요 증가를 자신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쇄빙선 시장 진출, 북유럽 경쟁 속 국내 최초 수주 의미
한편,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소 최초로 해외 발주 쇄빙전용선 수주에도 성공했다. 스웨덴 해사청과 약 5,148억 원(3억 4,890만 달러) 규모의 쇄빙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는 가격 경쟁력, 납기 준수,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아 성사됐다. 선박은 2029년 인도 예정이며, 스웨덴 발트해 지역에서 쇄빙 작전, 선단 운항 지원, 예인 및 빙해 관리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계약은 북극항로 및 북극해 개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핀란드, 노르웨이 등 쇄빙선 강국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사되어 국내 조선업의 글로벌 쇄빙선 시장 진출을 알리는 중요 성과다. 스웨덴 주재 대한민국대사관과 KOTRA 스톡홀름 무역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민관 합동으로 달성한 결과이기도 하다.
쇄빙선은 얼음으로 덮인 해역을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 얼음을 깨고 밀어내는 특수 기능을 갖춘 선박이다.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길이 126m, 배수량 약 15,000톤급으로 ‘PC(Polar Class)4’ 수준의 쇄빙 능력을 보유하며, 전기 추진체계를 도입한다. PC4 등급은 약 1~1.2m 두께의 얼음을 지속적으로 쇄빙할 수 있는 성능을 의미한다.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사업 통합으로 미래 특수목적선 시장 확대
미국은 지난해 관련 예산을 9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캐나다 및 핀란드와 함께 ‘ICE Pact’를 구축해 극지 운항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70~90척의 쇄빙선 건조가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입증된 쇄빙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함정과 특수목적선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대표는 “이번 수주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으로 강화된 사업 능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기술력과 통합 사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 특수목적선 분야 수출 시장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