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0문
Q. What is required in the tenth commandment? A. The tenth commandment requireth full contentment with our own condition, with a right and charitable frame of spirit toward our neighbor, and all that is his.
문. 제10계명이 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제10계명이 명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처지에 전적으로 만족하며, 우리 이웃과 그의 모든 소유에 대하여 올바르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히 13:5)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딤전 6:6)
내가 언제 나를 미워하는 자의 멸망을 기뻐하고 그가 재난을 당함으로 즐거워하였던가(욥 31:29)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이 교훈의 목적은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딤전 1:5)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4-7)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갈구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0문은 탐심을 금하는 제10계명의 적극적인 실천 방안으로 '전적인 만족(Full contentment)'과 '사랑하는 마음(Charitable frame of spirit)'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소유욕을 억제하라는 도덕적 훈계를 넘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의 심리적 안정과 인격적 성숙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리킨다.
우리가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방식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족(Contentment)'은 스스로 만족해 하고, 자기 자신에게서 충분함을 느끼는 태도를 말한다. 이는 결코 체념이나 게으름이 아니다. 히브리서 13:5절에도 등장하는 헬라어 '아우타르케이아(αὐτάρκεια)'는 외부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자립적인 상태를 뜻한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 ?-135)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적 조건에 집착할 때 불행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소요리문답이 말하는 "우리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전적인 만족"은, 하나님이 각자에게 허락하신 삶의 분량과 타이밍이 선하다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내가 가진 것이 부족해 보일 때조차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존재의 풍요로움을 누리는 기술이다.
자족은 '비교의 지옥'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열쇠다. 현대인은 SNS를 통해 타인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자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교하며 끊임없는 불행을 생산한다. 그러나 소요리문답은 타인의 소유를 향해 "올바르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명한다. 이는 타인의 성공을 나의 패배로 여기지 않고, 그가 누리는 복을 함께 기뻐하는 정서적 넉넉함이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라"는 로마서의 권면은 타인의 탁월함이 나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독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쁨이 되는 '영적 승화'를 요청한다.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소명을 다하는 리더는 타인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들이 더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Facilitator)'가 된다. 시기심이 지배하는 조직은 내부 정치가 난무하고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자족과 상호 축복이 흐르는 조직은 각자의 재능이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타인의 소유를 탐내지 않는 정직함은 결국 가장 강력한 리더십의 권위로 돌아온다.
탐욕은 우리를 끝없는 갈증 속에 가두지만, 자족은 우리를 현재의 축복으로 인도한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이 가진 큰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다. 진정한 평안은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내 곁의 이웃을 경쟁자가 아닌 사랑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시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타인의 번영을 나의 기쁨으로 환대할 수 있는 그 넉넉한 가슴이 있을 때, 우리 삶은 비로소 결핍의 그늘을 벗어나 약속된 번영의 빛으로 나아갈 수 있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