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바다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EU 산하 기후 감시 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연구소는 지난 3월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가 섭씨 20.97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상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3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이상 현상이 아니라 지구 전체가 위험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바다가 흡수한 열이 한계 수준에 가까워질 경우 대기와 해양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기상기구(WMO)를 비롯한 주요 기후 관측 기관들은 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태평양 해역의 수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엘니뇨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전 세계 기후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현재의 엘니뇨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위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연적인 기후 순환 현상 자체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와 지구 온난화가 겹치면서 그 파급력은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기후 전문가들은 바다가 과도한 열을 축적할 경우 초강력 폭풍과 기록적인 폭염, 장기 가뭄, 대형 산불 등 복합적인 재난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중호우와 홍수가 반복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엘니뇨는 당시 세계 곳곳에서는 기록적인 이상 고온과 산불, 폭우 피해가 잇따랐으며 2024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와 식량 공급망, 인류 생존 환경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유럽 지역과 미국 서부에서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북극과 남극 역시 평균 기온을 크게 웃도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북극해 얼음 면적이 3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사실은 지구 냉각 기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햇빛을 반사해야 할 얼음 면적이 줄어들면 바다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고 이는 다시 기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경우 기후 체계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카를 본템포 코페르니쿠스 소장은 이번 관측 결과와 관련해 지구 기후 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나타나는 수치들이 인류 사회 전체가 직면한 현실적인 위기 신호라고 강조했다.
지구는 이미 명확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바다의 온도 상승과 해빙 감소, 반복되는 이상 기후는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인류가 감당해야 할 기후 재난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