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농어촌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근로자의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E-8)에 대한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입 기준을 손질했다. 단기 체류 특성을 고려해 본인이 원할 경우 장기요양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5월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농어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현실적 여건과 현장 의견을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외국인 계절근로자(E-8)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농어업 분야에서 최대 8개월 동안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 자격이다. 주로 계절성 노동 수요가 집중되는 농촌과 어촌 현장에 투입되며 인력난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장기요양보험에도 자동 가입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장기간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사람에게 신체활동 지원과 가사활동 지원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다만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경우 대부분 19세에서 55세 사이의 연령층이며, 체류 기간 또한 최대 8개월에 불과해 실제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농어업 현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장기요양보험료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고용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 역시 이용 가능성이 낮은 제도에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직장가입 형태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91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납부한 장기요양보험료는 약 3억9800만 원 규모였지만 실제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신청할 경우 장기요양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했다. 이는 이미 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기술연수(D-3) 체류 자격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용 중인 방식과 유사한 수준의 조치다. 해당 체류 자격 보유자들은 지난 2009년부터 신청 시 장기요양보험 가입 제외가 가능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공포 예정일인 5월 13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특히 현재 건강보험 직장가입 상태인 외국인 계절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 현장의 부담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요양보험 가입 제외를 원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별지 제1호 서식에 따른 가입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농어업 현장의 인력 수급 안정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농촌 고령화와 내국인 인력 감소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국내 인력 수급이 어려운 분야의 사용자와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요양보험 가입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단기 체류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현실적 근무 여건을 반영해 불필요한 보험료 부담을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농어업 사용자 측의 고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의 실질 소득 감소 요인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계절근로 제도의 운영 효율성을 높여 농어촌 인력난 대응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 특성과 현장 상황을 고려해 장기요양보험 가입 기준을 조정하면서 농어업 현장의 부담 완화에 나섰다. 실제 이용 가능성이 낮은 보험 가입 의무를 현실에 맞게 손질한 만큼 향후 다른 외국인 고용 제도와의 형평성 및 추가 제도 개선 논의에도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