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3문
Q. Are all transgressions of the law equally heinous? A. Some sins in themselves, and by reason of several aggravations, are more heinous in the sight of God than others.
문. 율법을 범하는 모든 죄는 똑같이 가증합니까? 답. 어떤 죄는 그 자체로, 그리고 여러 가지 가중되는 이유들로 인해 하나님의 보시기에 다른 죄들보다 더 가증합니다.
ㆍ그가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스라엘 족속이 행하는 일을 보느냐 그들이 여기에서 크게 가증한 일을 행하여 나로 내 성소를 멀리 떠나게 하느니라 너는 다시 다른 큰 가증한 일을 보리라 하시더라(겔 8:6)
ㆍ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다시 그들이 행하는 바 다른 큰 가증한 일을 보리라 하시더라(겔 8:13)
ㆍ그가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네가 그것을 보았느냐 너는 또 이보다 더 큰 가증한 일을 보리라 하시더라(겔 8:15)
ㆍ누구든지 형제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는 죄 범하는 것을 보거든 구하라 그리하면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는 범죄자들을 위하여 그에게 생명을 주시리라 사망에 이르는 죄가 있으니 이에 관하여 나는 구하라 하지 않노라(요일 5:16)
ㆍ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범죄하여 메마른 땅에서 지존자를 배반하였도다(시 78:17)
ㆍ이러함에도 그들은 여전히 범죄하여 그의 기이한 일들을 믿지 아니하였으므로(시 78:32)
ㆍ그러나 그들은 지존하신 하나님을 시험하고 반항하여 그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며(시 78:56)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행위가 공동체에 끼치는 영향력은 동등하지 않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3문은 죄의 '질적 차이'를 논한다. 비록 모든 죄가 하나님의 거룩함을 침해한다는 본질에서는 동일할지라도, 어떤 죄는 그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더 가증(More heinous)"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도덕적 상대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직분, 지식, 그리고 영향력에 비례하는 '책임의 엄중함'을 일깨워주는 경고라 할 수 있다.
죄의 가중(Aggravation)은 '관계의 깊이'와 '인식의 정도'에 비례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384-BC322)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위의 자발성과 지식의 유무가 도덕적 책임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소요리문답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같은 잘못이라도 그것을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자가 저질렀을 때, 혹은 충분한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고의로 행했을 때 그 죄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 이는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라는 성경적 정의관의 실현이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죄의 중함은 '파급력'과 관련이 있다. 어떤 죄는 개인의 내면을 망가뜨리는 데 그치지만, 어떤 죄는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공동체의 신뢰 자본을 고갈시킨다. 에스겔서가 지적하는 "더 큰 가증한 일"은 종교적 위선과 영적 타락이 결합된 형태를 띠는데, 이는 위선이 인간 정신에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도 강행하는 '고의적 범죄'는 인간성을 더욱 깊게 파괴한다.
현대 사회의 리더십 윤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제83문의 사회적 변용이다. 높은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가진 이들의 부패가 더 가혹한 비난을 받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무너뜨린 가치가 공동체 전체의 도덕적 지지대를 흔들만큼 영향력과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소요리문답은 우리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계산하라고 요청한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많을수록, 나의 사소한 일탈은 더 큰 "가증한 일"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소요리문답 제83문은 우리에게 좀 더 깊고 섬세한 양심을 요구한다. 모든 죄가 구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우리가 삶에서 져야 할 책임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다. 자신이 누리는 혜택과 권리만큼 그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죄의 무게 차를 인식하는 것은 타인을 정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더욱 겸허히 '큰 책임'을 완수하기 위함이다. 깊은 어둠일수록 더 밝은 빛이 필요하듯이, 큰 책임을 가진 자일수록 더 깊은 성찰과 정직함이 요구된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