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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170화 내겐 너무 버거운 대형버스

우리는 각자의 ‘대형버스’를 마주하며 살아간다

해냈던 기억은 다음 두려움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두려움과 버거움은 사라지고, 그 시간을 통과하며 얻은 감각은 남는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한 편의 글이 불러온 시간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의 글을 읽다 문득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자녀의 운전 연수 이야기를 담은 글이었다. 그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시선은 자연스럽게 과거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계기가 나를 다시 훈련소 시절로 이끌었다.

 

선택의 시작

나는 해군으로 입대했다. 바다 위의 삶이 아닌 육상 부대였다. 입대 당시 운전병을 지원했다. 높은 분들을 모시는 운전을 떠올리며 나름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 선택은 단순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낯선 이름의 병과

훈련소에서 병과가 결정되던 날, 내 이름과 함께 들려온 것은 ‘대형 운전 병과’였다. 순간 머릿속이 멈췄다. 익숙한 것은 승용차였지만, ‘대형’이라는 단어는 전혀 다른 감각을 요구했다.

 

처음 마주한 대상

처음 마주한 대형버스는 압도적이었다. 단순히 큰 차가 아니었다. 눈앞에 서 있는 그 존재는 하나의 벽처럼 느껴졌다. 과연 내가 이걸 운전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시작의 서툶

훈련은 영내에서 시작되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고, 멈추는 기본 동작부터 반복했다. 그러나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다. 시동을 꺼뜨리고, 경고음에 긴장하며, 작은 실수에도 몸이 굳었다. 운전대는 익숙한 도구가 아니라 낯선 대상이었다.

 

반복이 만든 변화

하루하루 반복되는 연습 속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차체의 길이를 가늠하는 감각이 생기고, 회전의 타이밍이 잡히기 시작했다. 몸이 기억하기 시작하자 두려움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분명히 쌓이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의 시작

영내 평가를 마친 뒤 영외 연수가 시작되었다. 진해의 도로 위로 나갔다. 일반 차량들이 오가는 도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같은 운전이었지만 전혀 다른 긴장감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특히 로터리 진입은 쉽지 않았다. 긴 차체를 고려하며 각도를 잡고, 주변 차량과의 간격을 계속 확인해야 했다. 좌우를 반복해 확인하며 진입하던 그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손에 땀이 맺힐 정도의 집중이었다.

 

버거움의 의미

당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온몸의 힘이 빠졌다. 단순한 육체적 피로가 아니었다. 정신적인 소모가 컸다. 그러나 그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버거움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남겨진 감각

가장 크게 남은 것은 ‘할 수 있다’는 감각이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의 막막함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였다. 결국 나는 대형 운전에 익숙해졌고, 임무를 수행하며 대형 운전면허까지 취득했다.

 

삶으로 이어진 의미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늘 버거웠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이어간 시간이 지금의 기준을 만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대형버스’를 마주하며 살아간다. 처음에는 두렵지만 결국 운전대를 잡고 나아가야 하는 순간들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어떤 어려움 앞에 서 있는가. 
그 상황을 회피하고 있는가, 아니면 마주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결국 남는 것

두려움은 사라진다. 버거움도 지나간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과하며 얻은 감각은 남는다.
그래서 분명하다. 해냈던 기억은 다음 두려움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5.12 09:14 수정 2026.05.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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