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Evenbreak 사례가 던지는 질문
사회적기업이 장애인 고용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영국 비영리연합 Social Enterprise UK는 2026년 UK 사회적 기업 어워즈를 앞두고 장애인을 위한 포괄적 고용 환경을 조성하는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공개 발표했다. 핵심 결론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장애인의 잠재력을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고용 모델을 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도 장애인 고용률 제고라는 수치 목표에 머무르지 않고, 이 모델에서 구체적 제도 설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명확하다.
많은 장애인이 고용주의 인식 부족과 접근성이 낮은 채용 과정 때문에 직업을 얻고, 성장하며, 발전하는 데 구조적 장벽에 부딪힌다. Social Enterprise UK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로 사회적기업 '이븐브레이크(Evenbreak)'를 집중 조명했다. Evenbreak는 장애인 구직자들이 장애 친화적 고용주를 알지 못하거나 접근성 문제로 채용 단계에서 배제되는 현실에 대응하고자 설립됐다.
첫 번째 쟁점은 채용과 직장 문화의 실질적 장벽이다. Social Enterprise UK 발표에 따르면 많은 장애인은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직장 문화 속에서 자신감을 잃고, 접근성 부족은 채용의 첫 단계부터 실질적 배제 요인으로 작용한다.
Evenbreak의 접근법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 기업은 장애인 구직자에게 접근 가능한 채용 정보와 고용주 정보를 제공하고, 장애 친화적이라고 알려진 고용주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단순한 인력 매칭이 아니라 채용 과정 자체의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였다. 두 번째 쟁점은 고용주 대상 교육과 작업 환경 개선이다. Social Enterprise UK 발표 자료는 사회적기업들이 고용주에게 포괄성의 이점을 교육하고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통해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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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break 사례는 고용주 교육, 램프·접근 가능한 화장실 같은 물리적 설비 개선, 보조 기술 도입 지원 등 구체적 조치를 병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 비용을 수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 다양성 확보를 통한 조직 생산성 향상과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괄적 고용을 위한 제도적 연결고리
세 번째 쟁점은 협력 네트워크와 지속 가능성이다. Social Enterprise UK는 장애인 포괄 고용 모델을 확대하려면 지방 정부, 비정부기구(NGO), 지역사회 단체와의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venbreak는 민간 고용주와의 연결뿐 아니라 지역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채용 이후의 지원과 직무 적응을 돕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사회적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장 지원과 자원 동원을 가능하게 한다. 네 번째 쟁점은 사회적 가치 창출과 재정적 생존 가능성의 균형이다. 발표는 사회적기업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면서도 재정적 생존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 기부나 보조금에 의존할 경우 확장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Evenbreak는 자체 플랫폼과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구축해 고용주 교육과 매칭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함으로써 재정적 독립성을 모색했다.
이 구조는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시장 원리로 검증받는 효과도 낳는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사회적기업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고, 공공부문과 민간 시장의 역할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세 가지 반박을 제시한다. 첫째, 사회적기업은 정부 복지나 민간 채용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장치다.
Social Enterprise UK가 강조했듯 지방 정부·NGO와의 파트너십이 핵심이며, 이는 공공·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전제로 한다. 둘째,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은 확장 가능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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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break처럼 고용주 대상 유료 서비스와 교육을 결합하면 보조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셋째, 단기적 비용을 이유로 접근성 개선을 미루면 장기적 사회 비용이 더 크게 불어난다. 직업 배제는 생활보조, 의료비,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며 결국 공공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한국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남겨진 과제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첫째, 사회적기업을 통한 장애인 고용 모델을 확대하려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조달에서 장애인 고용 우수 사회적기업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사업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연계하는 방안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크다.
둘째, 민간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고용주 교육과 접근성 가이드라인 제공을 체계화해야 한다. Evenbreak가 실시한 것처럼 고용주에게 포괄성의 실무적 이점을 설명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기업과 지방자치단체·NGO 간 협업 플랫폼을 구축해 채용 전후 지원을 통합 제공해야 한다.
채용 이후 직무 적응 지원까지 연결되지 않으면 일자리의 지속성이 떨어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
사회적기업 확장을 명목으로 취약계층의 고용이 오히려 불안정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사회적기업 자체의 거버넌스와 투명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Social Enterprise UK와 Evenbreak 사례에서 확인되는 교훈은 단순하다. 특정 성공 사례가 곧 전면적 해법은 아니며, 제도적·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한국은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고용률 수치의 문제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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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break 사례가 보여주듯, 포괄적 고용은 사회정의와 경제적 생산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적 선택이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제도적 틀을 확충하고, 고용주 교육과 물리적·기술적 접근성을 개선하며, 지방자치단체와 NGO와의 협력을 제도화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변화가 가능하다. 그 출발점은 고용주가 장애인을 '배려 대상'이 아닌 '역량 있는 인력'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문화적 전환이다.
FAQ
Q. 일반 시민이나 기업은 장애인 포괄 고용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나
A. Social Enterprise UK의 발표와 Evenbreak 사례는 고용주 교육과 접근성 개선의 실천적 중요성을 확인시켜준다. 기업은 먼저 직무 기술서에 포함된 불필요한 자격 요건을 검토하고, 채용 공고의 접근성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후 보조 기술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지역 단체와 협력해 채용 이후 직무 적응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일자리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시민 개인 차원에서는 장애인 고용 우수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 행동이 간접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조직 내 인식 제고 교육을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것도 실질적인 첫걸음이다.
Q.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정책을 우선해야 하나
A. 정책적으로는 공공조달과 세제 혜택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시장 접근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접근성 개선 비용을 보조하거나 매칭펀드를 제공해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 고용주 대상 교육과 인증 제도를 통해 포괄적 고용의 성과를 가시화하고 확산을 유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결합될 때 사회적기업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영향력이 함께 커질 수 있다. 단, 제도 설계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 단체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정책의 실효성이 담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