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하겸기자] 특수분장 전문가 카즈 히로가 영화 ‘디거’에서 톰 크루즈를 나이 든 석유 재벌로 바꾸기 위해 얼굴과 복부 분장을 설계하고 작업 시간을 줄인 과정을 밝혔다.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히로는 캐릭터의 나이 설정에 맞춰 외형을 수정하고, 촬영 전 리허설 단계부터 분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크루즈는 텍사스의 석유 재벌 디거를 연기한다. 디거의 회사가 전 세계적 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다루는 작품으로, 리즈 아메드와 존 굿맨, 산드라 휠러도 출연한다. 디거의 외형은 처진 턱살과 숱이 줄어든 머리, 흐트러진 인상과 나온 배가 특징이다.
히로는 30년 넘게 특수분장 분야에서 활동한 아카데미상 수상자다. 브래들리 쿠퍼와 게리 올드먼, 샤를리즈 테론의 변신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더 스매싱 머신’의 드웨인 존슨 분장에도 참여했다. 이번 작업은 이냐리투 감독이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연락을 에이전트에게서 받으면서 시작됐다.
캐릭터는 구상 초기 약 76세로 설정돼 있었다. 히로는 ‘미션 임파서블’을 촬영 중이던 크루즈를 런던에서 만나 감독과 함께 외형을 논의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 3차원 스캔과 사진 촬영 등을 진행한 뒤 조형 작업에 들어갔고, 감독은 첫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나 조형을 마무리하고 각 부위의 틀을 만들려던 무렵, 감독이 디거의 나이를 67세로 바꾸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히로는 이를 반영해 몇 주에 걸쳐 디자인을 수정했다. 별도로 세 번째 안도 만들었으며, 최종 외형에는 여러 디자인의 요소가 함께 반영됐다.
초기에는 전체를 덮는 데 12개 조각을 사용하는 설계였다. 시험 분장은 5시간 미만이 걸렸고, 둘째 날에는 2시간 30분으로 줄었다. 크루즈는 촬영 시작 6주 전 리허설 때부터 분장한 상태로 연기하기를 원했다. 이에 분장팀은 준비 단계부터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
작업 속도도 주요 과제였다. 크루즈는 분장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히로는 머리 손질과 가발 착용을 포함해 2시간 15분이면 좋은 작업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 만에 보철물을 붙이고 채색과 가발 착용까지 할 수는 있지만, 그 경우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히로는 매일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려면 각 공정에 필요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배우가 분장을 마친 뒤 연기해야 하고 하루 촬영 시간도 제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조수가 공정별 소요 시간을 기록하도록 하고, 전날보다 빠르거나 늦어진 부분을 확인해 다른 작업의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촬영 지연을 줄이려 했다.
복부 분장은 의상에 따라 달리 제작했다. 영화 초반 상의를 입지 않는 장면에는 인공 복부를 사용했다. 정장 안에는 스판덱스에 분장물을 붙인 형태를 입혔다. 크루즈가 복부 분장물을 몸에 직접 접착하는 방식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로는 무겁고 착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크루즈는 훈련을 받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최종 분장에 사용한 조각은 7개였다. 히로는 대머리 효과를 내는 캡과 이마·볼·코 부위, 서로 연결한 목과 턱, 가발과 눈썹 부품 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