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정주하기자] 미국 시사풍자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의 작가로 활동한 케빈 블라이어가 펜실베이니아주 밀리프트에서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향년 54세. 버라이어티는 블라이어가 일요일 사고로 숨졌으며, 유족은 그가 전원주택을 두고 있던 지역의 시골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블라이어는 ‘더 데일리 쇼’에서 9년간 일했으며, 경력을 통틀어 프라임타임 에미상 네 차례와 피버디상, 미국작가조합상을 받았다. 빌 마와 데니스 밀러와 함께한 ‘폴리티컬리 인커렉트’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8년간 작가로 활동했다. 시사와 정치를 웃음으로 풀어내는 작업 외에 드라마 집필에도 참여했다.
주요 집필작에는 디즈니플러스의 ‘더 라이트 스터프’, 폭스의 ‘슬리피 할로우’, 브라보의 ‘시그니피컨트 아더스’가 있다. NBC 뉴스 ‘투데이 쇼’에서는 작가 겸 프로듀서로, MSNBC의 ‘로넌 패로 데일리’에서는 총괄 프로듀서로 일했다. 사망 전에는 애피언 웨이와 HBO를 위해 뉴욕시 정치를 소재로 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다.
정치풍자 방송을 미국 밖으로 넓히는 활동도 펼쳤다. 2013년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하면서 중앙아시아 최초의 정치풍자 뉴스 프로그램 ‘스튜디오 7’의 책임프로듀서를 맡았다. 귀국 후에는 민주주의 여건이 어려운 나라에서 시민의식을 다루는 미디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파일럿 미디어 이니셔티브스’를 공동 설립했다. 북마케도니아와 나이지리아, 몰도바, 케냐, 요르단, 에스토니아에서는 정치풍자 프로그램의 제작과 출범을 도왔다.
저술과 칼럼, 연설문 작성도 그의 활동 영역이었다. 미국 헌법을 다시 쓰는 시도를 담은 ‘미 더 피플’을 썼고, 베스트셀러 ‘어스: 더 북’의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빌 리처드슨과는 ‘하우 투 스위트토크 어 샤크’를 공동 집필했다. ‘디 어니언 라디오 뉴스’에서는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며, 데일리 비스트에 주간 칼럼을, 포린 폴리시에 칼럼을 기고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연설 등을 위한 집필에 기여했고, 빌 더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의 부수석 연설문 작성자로도 일했다. 2018년에는 뉴욕대 티시예술대학 겸임교수를 맡았다. 런던에서는 PRI의 경제 프로그램 ‘마켓플레이스’에서 1년간 근무했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태어난 블라이어는 시애틀에서 성장했고, 최근 20년 동안 뉴욕시에서 살았다. 어린 시절에는 아역 배우로 치약 광고와 영화 ‘트와이스 인 어 라이프타임’에 출연했다. 이후 스탠퍼드대를 졸업했으며, 애나 디비어 스미스의 드라마투르그이자 조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동료들은 폭넓은 집필 역량과 인간적인 면모를 추모했다. 작가 겸 프로듀서 대니 스트롱은 시사풍자 방송부터 대통령 연설문, 책, 드라마까지 아우른 재능을 기리며 그의 친절한 성품을 함께 언급했다. 앵커 로런스 오도널은 블라이어를 늘 웃음을 선물하던 너그러운 친구로 기억했다. 아내 넬라 베라는 남편이 평생 사람들을 웃기고 생각하게 하며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도록 하는 말을 찾았다고 추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