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이다겸기자] 네팔 장편영화 ‘시르자라: 할머니의 노래(Shirjara: Song of Grandmother)’가 본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비카시 수베디 감독과 제작진은 도쿄 갭 파이낸싱 마켓에서 남은 제작비 4만4000달러를 확보하고, 2027년 칸에서 영화를 처음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전통문화와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현대 세계를 오가는 사변적 드라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인공지능의 부상을 함께 다루며, 학습하는 기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조상의 지식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묻는다. 특히 문서 기록이나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밖에서 이어져 온 지식과 기억에 주목한다.
출발점은 수베디 감독의 어린 시절 경험이다. 그는 히말라야의 오래된 화덕 곁에 앉아 당시 약 90세였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기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성인이 돼 화면과 데이터에 둘러싸여 지내면서, 인간에게는 자신에 관해 배울 것이 여전히 많은데도 왜 기계가 인간을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데 그토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질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물음이 영화의 구상으로 이어졌다.
촬영은 네팔 도르파탄의 해발 약 4000m 지대에서 아리 알렉사 35 카메라로 진행됐다. 제작진은 현재 80분 분량의 러프컷을 마련한 상태다. 제작사 킹덤 네트워크의 수바시 부살 프로듀서는 높은 고도가 촬영과 물자 운용에 실제 어려움을 안겼지만, 이야기를 영화로 옮길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총제작비는 29만6000달러다. 킹덤 네트워크는 이 가운데 85%를 이미 조달해 집행했으며, 마무리에 필요한 약 15%를 추가로 구하고 있다. 확보할 자금은 디지털 색보정과 화면 마무리, 상영용 마스터 DCP 제작 등에 쓰일 예정이다. 별도로 제작하는 6분 분량의 AI·시각효과 장면도 후반작업의 주요 항목에 포함된다.
이 장면은 수베디 감독이 ‘조상의 지성(Ancestral Intelligence)’을 뜻하는 이름으로 부르는 ‘AnI 시네마’ 구상과 연결된다. 감독은 기술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며, 기술을 인간 자신의 역사와 인간성에 관한 더 깊은 대화로 끌어들일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문제의식 역시 기술과 조상의 지식을 함께 살펴보는 데 놓여 있다.
제작진은 도쿄에서 일본 파트너를 공동제작과 후반작업에 참여시키려 한다. 국제 판권을 맡을 세일즈사와 계약하고 아시아 각지의 배급사를 찾는 것도 목표다. 칸 공개는 이러한 제작·유통 계획과 함께 추진하는 희망 일정으로, 영화제 초청이나 상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도쿄 갭 파이낸싱 마켓은 도쿄국제영화제에 연계된 콘텐츠 마켓 TIFFCOM의 일부로 운영된다.
수베디 감독은 고대 히말라야 횡단 교역로와 시간을 가로지르는 기억을 다루는 후속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킹덤 네트워크 역시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에 기반을 둔 아시아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