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이다겸기자]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과거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창작 자체를 비난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경향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허 감독은 지난 2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출연해 영화의 기획 배경과 논란에 대한 생각을 설명했다. 작품을 둘러싼 논쟁과 출연 배우를 향한 공격이 한 달 넘게 이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허 감독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은 배경으로 당시 수사 발표와 2005년 관련 방송 사이의 차이를 들었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에서 다룬 내용이 기존 수사 발표와 상당한 간극을 보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영화의 성격에 대해서는 “당시 제기된 의문점들을 바탕으로 질문을 극대화한 창작물”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사건을 둘러싼 질문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확장했다는 취지다. 극 중 비표와 관련한 설정 역시 사건 관계자들의 실제 인터뷰 등 취재를 바탕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작품의 설정과 제작 근거에 관한 감독의 설명이다.
논란 가운데 하나인 박정희 전 대통령 배후설에 대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해당 내용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대통령이 자신의 아내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싫었다며, 그런 전제를 두고 영화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객 시사회와 언론 시사회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주장이 이후 정치적 논란으로 번진 상황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허 감독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힌 비판은 과거 수사 결과와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그 결과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태도였다. 그는 1974년 발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로운 이야기를 비난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에 대한 논쟁 속에서 역사적 사건을 해석하고 질문하는 창작자의 활동 범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들도 예술가의 질문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우려를 전했다. 정상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은 사회적 고민에 질문을 던지는 일을 예술가의 책무로 봤다. 그러한 질문이 사라지는 사회에 대해서는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의 의미를 창작자의 사회적 역할과 연결한 발언이다.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벌어진 단체 시위에 대해서는 이명세 감독이 창작자의 상상력을 제약하는 현실이라며 비판했다. 문현성 감독은 과거 금지 가요에 빗대어 ‘금지 영화’가 등장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현했다. 두 감독의 발언은 작품을 둘러싼 비판이 창작 활동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초점을 맞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