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서윤기자] 제39회 도쿄국제영화제 개막작 ‘스키야키’가 1963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동명 노래의 탄생과 그 주역들의 관계를 조명한다. 제제 다카히사 감독은 이 곡을 밝은 분위기의 유행가로만 볼 수 없다며, 가사에 1960년 미일안보조약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이들을 향한 위로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버라이어티가 전한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영화는 작사가 에이 로쿠스케, 작곡가 나카무라 하치다이, 가수 사카모토 규의 삶과 경력을 따라간다. 마쓰자카 도리가 에이를, 오카다 준이치가 나카무라를, 나카노 다이가가 사카모토를 연기한다. 세 사람은 이름에 들어간 숫자 로쿠(6), 하치(8), 규(9)에서 따온 ‘689 트리오’로 일본에서 알려졌다. 영화는 이들의 음악적 성취와 함께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직업적·개인적 관계를 다룬다.
일본에서 ‘우에오 무이테 아루코’, 즉 ‘위를 보고 걷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노래는 해외에서 ‘스키야키’라는 이름으로 사랑받았다. 외국어로 다시 부른 버전들도 차트 정상에 오르며 오랫동안 불리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제제 감독은 외국 청중이 일본어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노래의 에너지는 전달됐다고 봤다. 동시에 그 가사는 당시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던 일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감독이 짚은 배경은 1960년 미일안보조약 반대 시위다. 평화를 요구한 시위대는 조약 비준을 막지 못했고, 에이는 이 경험에서 가사의 영감을 얻었다. 제제 감독은 에이가 좌절한 사람들에게 패배했어도 고개를 들고 걸어가라는 뜻을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경쾌한 선율과 함께 들리는 가사에 사회적 좌절을 견디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음악이 만들어진 바탕에는 서로 다른 장르의 영향도 있었다. 나카무라는 뉴욕 클럽에서 선보였던 재즈 피아노 실력을 지녔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열성 팬이었던 사카모토는 초기 로큰롤에 뿌리를 뒀다. 제제 감독은 전후 복구기의 일본으로 다양한 해외 문화가 들어왔고, 그 영향이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늘날에는 일본이 해외의 영향을 덜 받아들이면서 문화의 폭도 예전보다 좁아졌다는 견해를 밝혔다.
극의 중심에는 1960년대 여러 히트곡을 함께 만든 나카무라와 에이의 관계가 놓인다. 두 사람은 협업을 이어가다가 다투고 결별했으며, 영화는 나카무라가 알코올 의존으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도 다룬다. 감독은 ‘스키야키’의 성공 이후 찾아온 고비까지 보여주려 했다며, 성공만 이어지는 이야기보다 부침을 함께 담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를 고를 때는 실존 인물과 닮은 외모보다 배우가 전달하는 느낌을 중시했다. 특히 사카모토의 무대 모습을 연기한 나카노는 극중 노래도 직접 불렀다. 제제 감독은 그의 가창력을 높이 평가했다. 감독은 또 젊은 일본인들이 쇼와 시대의 문화적 에너지를 새롭게 발견하는 현상을 ‘일종의 쇼와 붐’이라고 표현하며, 과거 대중문화에 대한 현재의 관심 속에서 작품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