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주하기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인공지능(AI)이 영화 제작에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인간이 주도한 작업과 성취를 평가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국제장편영화상에서는 국가별 공식 출품 외에 영화제 수상을 통한 진입 경로를 도입하고, 규정을 해마다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리넷 하월 테일러 아카데미 회장과 빌 크레이머 최고경영자(CEO), 메러디스 셰이 회원·영향력·산업 담당 책임자 등은 도쿄국제영화제 참석차 일본을 찾아 회원과 영화인들을 만났다. 하월 테일러 회장은 AI가 지난 10년간 후반 제작 과정에 사용됐고 시각효과에도 이미 들어와 있다며, 아카데미가 출품 자격과 관련해 이를 정기적으로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저작권, 투명성, 사용 사실 공개에 관한 우려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99회 아카데미상에 도입된 규정에 따라 비영어 영화는 지정된 6개 영화제의 최고상을 받으면 자국의 공식 추천 없이도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대상은 베를린 황금곰상, 부산 최우수작품상인 부산어워드, 칸 황금종려상, 선댄스 월드시네마 심사위원대상, 토론토 플랫폼상, 베네치아 황금사자상이다.
최고상 이외의 수상작으로 자격을 넓힐 가능성에 대해 셰이는 국제장편영화 집행위원회가 매년 업계 기준에 맞춰 규정을 검토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확대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는 기존에도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실사 단편과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영화제를 통한 자격 인정이 이뤄졌으며, 이번 6개 영화제는 출품 규모와 세계적 도달 범위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레이머 CEO는 본국을 떠난 난민 영화인이 망명을 신청한 국가를 통해 대표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영화제 경로가 비미국·비영어 영화의 참여를 넓히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하월 테일러 회장도 자국 정부의 추천을 받기 어려운 망명 영화인에게 복수의 진입 경로를 제공하려는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영화인들은 국제장편 부문 외에도 장편 다큐멘터리,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에 출품할 수 있다.
아카데미의 비미국 회원 비중은 현재 25%다. 셰이는 국제장편 출품작을 통해 여러 직군의 새 회원 후보를 발굴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규모가 작은 영화산업에는 수상 홍보 비용이 별도의 장벽으로 남아 있다. 하월 테일러 회장은 아카데미가 홍보 지출을 통제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각국 영화인들과 진입 장벽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이머 CEO는 회원용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카데미 스크리닝룸에서 모든 작품을 동등한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투표자는 해당 부문의 모든 영화를 본 뒤 투표한다는 데 양심에 따라 동의해야 한다. 아카데미는 소셜미디어와 박물관에서도 신진·해외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와의 계약에 따른 첫 행사인 2029년 시상식 준비도 시작됐다. 크레이머 CEO는 세계 시청자 확대가 플랫폼 이전의 목표라며, 25억 명에게 도달할 잠재력과 30개가 넘는 언어로 시청할 선택지를 언급했다. 이는 예상 도달 가능성에 대한 설명으로, 실제 시청 실적은 아니다. 다른 지역 시청자를 고려한 시작 시간 변경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아카데미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박물관을 통해 세계 각국의 창작 연구소·대학·영화학교 등과 200건이 넘는 협력 관계도 운영하고 있다. 아카데미 박물관과 컬렉션을 이끄는 에이미 호마는 아시아와 아시아계 미국인의 영화사를 더 폭넓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영화 보존에서는 복원작을 상영하는 연례 ‘프레젠트 패스트’ 프로그램과 함께, 기록 보존 기관 간 협력과 복원 영화의 관객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