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채원기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회원 구성과 시상식 중계, 출품 경로를 아우르는 오스카의 세계화 방향을 밝혔다. 빌 크레이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밖에 거주하는 회원 비중이 지난 10년 사이 약 5~6%에서 25%로 늘었다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작품상을 받은 순간을 세계 영화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전환점으로 꼽았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크레이머는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아카데미 패널 행사에 리넷 하월 테일러 회장, 메러디스 셰이 회원·영향력·산업 담당 최고책임자와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행사는 히사마쓰 다케오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진행했다. 영화제는 크레이머에게 글로벌 시네마 리더십 특별상도 수여했다.
크레이머는 전 세계에서 영화가 제작되고 관객들이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영화를 접하는 일이 늘어나는 만큼 아카데미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 오스카에서는 작품상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 국제적인 참여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있는 아카데미 회원은 약 70명이다.
회원 발굴은 대표성이 부족한 국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하월 테일러 회장에 따르면 오스카 후보에 올라 회원 심사 대상으로 자동 추천되는 경우와 기존 회원의 추천 외에도, 각 분과의 ‘어퍼처’ 위원회가 세계 각지의 영화인을 찾는다. 그는 회원 수 증가가 자격 기준 완화를 뜻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미국 밖의 우수한 영화인을 찾는 활동이 지금만큼 활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객 접근성을 넓히는 주요 계획은 2029년 시작할 유튜브 중계다. 크레이머는 30개 이상의 언어로 25억 명에게 시상식을 무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관객이 같은 시간에 같은 형식으로 시상식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넓은 관객층에 다가가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는 설명이다.
출품과 심사 접근성에 관한 제도도 소개됐다. 셰이는 모든 부문에서 오스카 심사를 위한 영화 제출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편영화는 200개가 넘는 영화제 수상 항목을 통해 출품 자격을 자동으로 얻을 수 있으며, 회원들은 ‘아카데미 스크리닝 룸’ 앱으로 심사 대상 작품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부여하는 영화제 확대는 논의 단계다. 현재 최고상이 해당 부문 출품 자격으로 이어지는 영화제는 6곳이다. 도쿄국제영화제의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크레이머는 영화제 수를 늘리는 절차를 올해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도쿄의 포함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기존 6개 영화제를 선정할 때 연중 개최 시점이 주요 고려 요소였다고 설명했고, 하월 테일러 회장도 확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도 국제 참여의 변화가 나타났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10년 넘게 담당한 셰이에 따르면 이 기간 출품작은 12편에서 40편에 가까운 규모로 늘었으며, 매년 최소 6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포함됐다. 크레이머는 아카데미의 국제성이 커져도 현재로서는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이 불필요해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