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연수를 받으러 갈 때 자기 수업의 강의안을 가져오라는 안내가 나왔다. 새 도구의 기능을 듣는 데서 끝내지 않고, 실제 가르치는 내용을 어떻게 바꿀지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중국 대학의 AI 교육을 볼 때 학생에게 어떤 앱을 쓰게 하는지만큼 교사가 무엇을 준비하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산시사범대학교(陕西师范大学) 교무처는 10월 29일 AI를 활용한 학부 강좌 개발과 수업을 주제로 연속 워크숍(workshop)을 운영한다는 공지를 냈다. 대학이 제시한 초점은 강좌 설계, 수업 실행, 평가 개선, 기술 활용이다. 학교는 교사가 AI를 잘 모르거나, 써도 자기 학문 분야와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참가 준비물도 구체적이다. 노트북을 가져와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첫 회에는 강의계획서나 한 단원에 해당하는 수업 자료를 준비하도록 했다. 슬라이드뿐 아니라 영상과 문서도 예로 들었다. 공지가 나온 단계이므로 실제 연수 결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준비물 안내만으로도 연수의 출발점을 어디에 두는지 읽을 수 있다.
같은 날 허난사범대학교(河南师范大学)의 교사 연수 공지도 공개됐다. 이 대학은 교사 소양 평가, 학문 분야별 학습, 실험교육 학습 등을 안내했다. 모든 교사에게 같은 기능을 똑같이 가르치기보다 배경과 수업 종류에 따라 내용을 나누는 구성이다. 대학별 공지를 중국 모든 대학의 공통 운영 방식으로 확대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필요를 구분하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설계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문학 수업에서 글의 해석을 돕는 도구와 실험 수업에서 측정값을 정리하는 도구는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전자는 근거가 되는 문장을 제대로 읽었는지, 후자는 계산과 기록을 정확히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AI가 보기 좋은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해당 과목이 가르치려던 능력과 연결되지 않으면 수업 개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예를 들어 토론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가 AI로 찬반 논거를 만들었다고 하자. 중요한 것은 논거가 몇 개 나왔는지가 아니다. 학생이 출처를 찾아보고, 같은 자료에서 다른 해석이 가능한지 설명하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사례는 실제 워크숍에서 시행됐다는 보도가 아니라, 자기 강의안을 실습에 가져오는 방식의 의미를 보여주는 수업 설계 예시다.
기존 강의안을 들여다보면 AI를 넣지 않아도 되는 대목도 발견할 수 있다. 학생의 첫 생각을 듣는 시간까지 자동 요약으로 바꾸면 교사가 놓치는 정보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여러 학생이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는 부분은 보조 자료를 마련할 후보가 된다. 도입 여부를 먼저 정하고 수업을 끼워 맞추기보다 무엇을 배우게 할지부터 정하는 순서가 필요하다.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정리된 보고서 한 장만 제출하게 하면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학생이 사용한 질문, 수정한 부분, 근거를 확인한 과정을 짧게 설명하도록 하면 학습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AI 사용 기록을 많이 내는 학생이 반드시 잘 배운 것은 아니다. 평가 항목은 결국 해당 과목의 목표와 연결돼야 한다.
교사에게는 결과를 고르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AI가 만든 문제 가운데 수업 수준에 맞지 않는 것, 정답이 모호한 것, 배경 지식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을 가려야 한다. 이때 자기 강좌의 학습 목표와 학생 수준을 알고 있다는 점이 교사의 강점이다. 새 기술에 대한 지식과 별개로 교과 전문성이 계속 필요한 이유다.
학생 정보 취급도 연수의 실습 단계부터 고려할 문제다. 실제 성적표나 상담 기록을 그대로 외부 서비스에 넣는 방식은 피하고, 가상의 자료나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정리한 자료로 먼저 시험하는 편이 적절하다. 도구가 편리하다는 설명만 듣는 연수라면 이런 선택을 연습하기 어렵다. 실제 자료를 다루는 과정에 정보 범위를 정하는 판단을 포함해야 한다.
학교가 연수 이후에 확인할 것도 수료증만은 아니다. 교사가 어떤 수업 장면을 고쳤는지, 학생이 무엇을 더 잘 설명하게 됐는지, 검토에 드는 시간이 오히려 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모든 변화에 성적 상승이라는 숫자를 붙일 필요도 없다. 수업 목표에 맞는 사례와 한계를 함께 남겨야 다른 교사도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과목별 차이를 인정하는 일은 교사 간 협업과도 연결된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전공에 따라 확인해야 할 근거가 달라진다. 서로 만든 수업 자료를 비교하면 어떤 도구가 좋다는 순위보다 어디에서 오류가 생기는지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 연수가 끝난 뒤 자료와 경험을 나눌 경로가 있어야 일회성 체험을 넘어설 수 있다.
한국의 중국어 교육 현장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대목이다. AI가 대화문을 만들어 줬다면 어휘 난도, 말하는 상황, 상대방과의 관계를 교사가 점검해야 한다. 문법상 가능한 문장과 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말은 다를 수 있다. 학생이 자기 표현을 고치고 이유를 설명하는 활동으로 이어질 때 도구의 도움이 학습으로 바뀐다.
이번 공지는 AI가 이미 교사를 대신하거나 교육 성과를 높였다는 증거가 아니다. 앞으로 운영할 연수의 설계를 보여주는 자료다. 그러나 자기 수업을 들고 오라는 요구는 방향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AI 교육의 질문은 기능을 얼마나 많이 소개했느냐보다 어떤 배움을 위해 어디에 쓸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연수의 다음 장면은 강의실에서 확인해야 한다. 교사가 자료를 바꿨을 때 학생에게 질문할 시간이 늘었는지, 피드백이 더 구체적이 됐는지, 학생 스스로 설명할 기회가 남았는지가 중요하다. 자기 강의안 한 장에서 출발하는 연수는 이런 문제를 실제 수업의 언어로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만하다.
[참고자료]
산시사범대 교무처|AI 학부 강좌 개발·수업 워크숍 공지
https://jwc.snnu.edu.cn/info/1613/32154.htm
허난사범대|AI 고등교육 인재양성 교사 연수 공지
https://www.htu.edu.cn/jszx/2026/1028/c23439a409871/page.htm
带着自己的课程材料参加AI培训
陕西师范大学10月29日公布本科教学人工智能工作坊通知,要求参训教师携带电脑,首期活动还须准备课程大纲或章节资料。河南师范大学同日通知介绍了素养测评、学科课程和实验教学等培训环节。上述内容是培训安排,并非效果报告。本文认为,教学设计应先明确目标,再选择工具,同时检查评价方式、资料隐私与反馈质量。
[어휘풀이]
工作坊 / gōngzuòfāng / 워크숍
参训 / cānxùn / 연수에 참가하다
课程大纲 / kèchéng dàgāng / 강의계획서
素养 / sùyǎng / 소양
测评 / cèpíng / 측정·평가
学科 / xuékē / 학문 분야
教学设计 / jiàoxué shèjì / 수업 설계
反馈 / fǎnkuì / 피드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