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의 명성보다 경제적 부담과 졸업 이후 진로를 함께 고려하는 수험생들의 선택이 지방거점국립대학교 입시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지역 주요 국립대 지원자의 내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특히 1·2등급 우수 학생들의 지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거점국립대 9곳 중 8곳에서 지원자들의 평균 내신성적이 개선됐다. 진학사가 2026학년도와 2027학년도 수시 점수공개 서비스 자료를 비교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실제 지원 대학을 입력한 수험생 가운데 9개 지방거점국립대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자이며, 의학·치의학·한의학·약학·수의학 계열은 제외했다.
계열별 평균 내신은 인문계열이 3.78등급에서 3.61등급으로, 자연계열은 3.83등급에서 3.68등급으로 개선됐다. 통합계열 역시 3.88등급에서 3.55등급으로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보였다. 제주대를 제외한 8개 대학에서 인문·자연계열 지원자의 평균 성적이 높아졌고, 비교 가능한 통합계열 7개 대학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확인됐다.
상위권 수험생의 지원 확대는 이번 입시 분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자 가운데 내신 1·2등급 비율은 전년도 20.5%에서 올해 26.3%로 5.8%포인트 증가했다. 지원자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우수 성적대에 해당하는 셈이다.
인문계열의 해당 비율은 20.4%에서 24.4%로 높아졌으며, 자연계열도 20.8%에서 26.2%로 확대됐다. 특히 통합계열은 19.2%에서 33.0%로 증가해 가장 두드러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역 국립대를 진학 선택지로 검토하는 우수 학생들이 이전보다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에는 학비 부담과 취업 전망 등 현실적인 조건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진학사가 별도로 실시한 설문에서 지방국립대 지원자의 41.8%는 등록금 지원 정책이 지원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지원 동기를 묻는 복수응답 조사에서는 합격 가능성이 60.5%로 가장 높았으며,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 완화가 49.6%, 취업 및 진로 측면의 이점이 34.9%로 뒤를 이었다. 대학 진학에 따른 경제적 비용과 미래 진로를 함께 고려하는 수험생들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정부의 지역대학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도 지방국립대 지원을 검토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대한 기대를 지원 이유로 선택한 비율은 19.2%였다. 지역 산업 활성화와 공공기관·기업의 지역인재 채용 확대에 대한 전망 역시 일부 수험생의 대학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책에 대한 기대가 실제 교육 경쟁력 향상이나 취업 성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번 조사 역시 지원자의 성적 분포와 설문 응답을 보여주는 자료로, 특정 정책이 지원 증가를 직접 유발했다고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상위권 지원자가 늘었다고 해서 실제 합격선까지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장은 지방거점국립대 지원자의 평균 내신과 우수 성적대 비중이 함께 개선된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최종 입시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합격선은 대학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와 추가 합격을 포함한 충원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지원자 성적 변화뿐 아니라 전형별 선발 조건과 최종 입시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번 분석은 지방거점국립대가 우수한 내신을 보유한 수험생들에게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고려되는 진학 선택지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제적 부담과 진로 전망, 정책적 기대가 맞물린 가운데 이러한 지원 흐름이 실제 등록률과 합격선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