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 적으면 안전하다'는 오해…측정방식·복합 유해성분·흡연습관 함께 살펴야
정량한계 미만은 유해물질이 없다는 뜻 아냐…합성니코틴 제품은 내년부터 검사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 검사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일반담배뿐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도 인체 발암물질이 확인됐다.
제품 유형에 따라 니코틴과 타르, 발암물질의 검출량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수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담배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10월 29일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내에서 제조·수입돼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1일 시행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일반담배인 궐련 256개, 담뱃잎을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니코틴 액상을 기화시키는 액상형 전자담배 105개가 대상이다.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어떤 담배에서 유해성분이 더 많이 검출됐는지가 아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측정한 수치를 비교할 수 있는지, 검출되지 않았다는 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해성분 함량과 실제 건강위험은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담배 256종, 니코틴·타르와 여러 발암물질 검출
일반담배 256개 제품에서는 검사한 모든 제품에서 니코틴과 타르가 검출됐다.
니코틴 함량은 개비당 0.8~2.6mg, 타르는 11.7~40.4mg이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발암물질인 1군으로 분류한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카드뮴 등도 확인됐다.
포름알데히드는 256개 제품 모두에서 개비당 39.5~181μg, 벤젠 역시 모든 제품에서 19.6~99.9μg 검출됐다. 카드뮴도 256개 제품에서 15.5~320ng 확인됐다.
담배에 특이적으로 생성되는 발암성 니트로사민류인 NNN과 NNK는 각각 255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니코틴은 담배 의존성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이다. 타르는 하나의 화학물질이 아니라 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여러 입자상 물질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잔여물의 총합을 뜻한다.
따라서 타르 수치가 낮다고 해서 그 안에 포함된 모든 유해물질의 양이 적거나 건강위험이 그만큼 낮다고 볼 수는 없다.
궐련형 전자담배 104종, 니코틴 낮아도 발암물질 존재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태우는 대신 가열해 발생한 배출물을 흡입하는 제품이다.
이번 검사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제품의 니코틴은 개비당 0.1~1.2mg, 타르는 10.3~32.0mg으로 나타났다.
일반담배보다 일부 성분의 검출량이 낮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인체발암물질이 확인됐다.
포름알데히드는 104개 제품 모두에서 개비당 5.4~12.1μg 검출됐다. NNN은 87개 제품에서 2.0~54.9ng, NNK는 88개 제품에서 1.0~25.9ng 확인됐다. 벤조피렌은 1개 제품에서 3.6ng 검출됐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는 원료와 가열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성되는 유해성분의 종류와 양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성분의 수치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건강위험은 여러 유해성분에 대한 복합적인 노출과 사용량, 사용기간, 흡입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105종, 액상에서도 포름알데히드 확인
액상형 전자담배는 이번에 검사한 방식부터 일반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와 다르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는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을 포집해 개비당 유해성분 함량을 측정했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기기의 종류와 사용조건에 따라 배출물이 달라질 수 있어 액상 자체를 검사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105개 제품에서는 모두 니코틴이 검출됐다. 함량은 액상 1g당 5.7~20.0mg이었다.
프로필렌글리콜과 글리세린도 105개 제품 모두에서 확인됐다. 이들 물질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니코틴이나 향료를 녹이는 용제 등으로 사용되며, 가열 조건에 따라 유해한 분해산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인체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105개 제품 중 99개에서 액상 1g당 3.0~83.8μg 검출됐다. NNN은 2개 제품, NNK는 1개 제품, 비소는 2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액상에 들어 있는 유해성분의 양과 사용자가 실제 흡입하는 유해성분의 양이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자담배 기기로 액상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거나 기존 성분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액상 자체의 검사 결과만으로 실제 흡입 노출량이나 건강위험을 완전히 평가할 수는 없다.
정부는 향후 표준화된 전자담배 기기와 시험방법을 개발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실제 배출물까지 검사할 계획이다.
담배 종류별 주요 검사 결과 비교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대표적인 수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분 | 일반담배 | 궐련형 전자담배 | 액상형 전자담배 |
|---|---|---|---|
| 검사 제품 | 256개 | 104개 | 105개 |
| 검사 대상 | 배출물 | 배출물 | 액상 자체 |
| 니코틴 | 0.8~2.6mg | 0.1~1.2mg | 5.7~20.0mg |
| 타르 | 11.7~40.4mg | 10.3~32.0mg | 검사 대상 아님 |
| 포름알데히드 | 256개 검출 | 104개 검출 | 99개 검출 |
| NNN | 255개 검출 | 87개 검출 | 2개 검출 |
| NNK | 255개 검출 | 88개 검출 | 1개 검출 |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타르 수치는 개비당 배출량이며, 액상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수치는 액상 1g당 함량이다. 포름알데히드 등은 제품별 검출 여부를 표시했다.
이 표는 제품 유형별 검사 결과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이지, 어느 담배가 더 안전한지 순위를 매긴 표가 아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는 측정 대상과 단위가 다르므로 일반담배의 니코틴 수치와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타르가 낮으면 안전하다'…가장 흔한 수치 해석의 오류
담배의 유해성분 수치를 볼 때 소비자가 오해하기 쉬운 부분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타르 함량이 낮다는 이유로 건강위험도 낮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타르는 여러 입자상 물질을 합친 측정값이다. 그 안에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까지 알려주는 수치는 아니다. 따라서 타르 수치만으로 발암 위험이나 전체 건강위험을 판단할 수 없다.
둘째, 니코틴 함량이 낮으면 중독성이 없거나 건강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니코틴은 담배 의존성을 유발하는 주요 성분이다. 그러나 제품에 표시된 니코틴 수치가 실제 흡수량을 그대로 의미하지는 않는다. 흡연 횟수와 흡입 방식 등에 따라 노출량이 달라질 수 있다.
셋째, 특정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해당 담배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번 검사에서 사용한 '정량한계 미만(NQ)'은 분석방법으로 신뢰성 있게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다는 뜻이다. 해당 물질이 완전히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특정 물질이 정량한계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검사 대상이 아닌 다른 유해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
넷째, 담배 종류별 검출량을 단순히 비교해 유해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담배의 포름알데히드 검출량이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높다고 해서 두 제품의 전체 건강위험이 그 비율만큼 차이 난다고 볼 수는 없다.
유해성분마다 독성과 건강 영향이 다르고, 여러 물질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뱃갑 표시 수치와 정부 검사 수치가 다른 이유
이번 검사에서 소비자가 혼란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기존 담뱃갑에 표시된 니코틴·타르 함량과 새로 공개된 검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측정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기존 담뱃갑 표시는 일반포집법을 기준으로 하지만, 이번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재된 강화포집법을 적용했다.
강화포집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한 시험방법이다.
시험 조건이 달라지면 같은 제품이라도 측정된 배출량이 달라질 수 있으며, 기존 담뱃갑 표시보다 높은 수치가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담뱃갑에 적힌 수치와 이번 검사 수치가 다르다고 해서 제품의 성분이 반드시 변경됐거나 검사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앞으로 두 정보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검사에 포함되지 않은 담배도 있어
이번 공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니코틴 흡입제품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다.
검사 대상은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 당시 법적으로 판매 중이던 검사 대상 제품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2026년 4월 24일 시행된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담배의 법적 정의에 새롭게 포함된 합성니코틴 제품은 이번 공개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관련 시험 준비를 거쳐 2027년부터 합성니코틴 담배의 유해성분 검사와 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니코틴이 없는 액상형 흡입제품도 이번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검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해성분이 없거나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유해성분 공개는 안전한 담배를 고르는 기준이 아니다
이번 검사에서 정부가 분석한 성분은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각각 44종, 액상형 전자담배 20종이다. 중복을 제외하면 총 46종이다.
검사 대상 성분은 인체 독성과 발암성, 표준화된 시험방법의 존재 여부, 해외 규제 사례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그러나 담배 연기와 배출물에는 이번 검사 항목보다 훨씬 다양한 화학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46종에 대한 검사 결과만으로 특정 제품의 모든 건강위험을 평가할 수는 없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적인 담배규제 연구에서는 담배의 종류에 따라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일부 성분이 적게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한 제품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번 정보공개는 소비자가 자신이 사용하는 담배에 어떤 유해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검사 수치는 안전한 담배를 선택하기 위한 순위표가 아니라, 담배의 복합적인 유해성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위험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이미 흡연하고 있다면 금연을 통해 추가적인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을 희망하는 사람은 금연상담전화 1544-9030, 보건소 금연클리닉, 병·의원 금연치료 서비스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