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봄과 가을이면 온 가족이 함께 회충약을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반드시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먹어야 하는 것일까? 기생충 감염은 과거보다 크게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염된 채소나 손을 통해 감염될 수 있고, 감염된 상태로 오랫동안 지내면 복통과 소화장애뿐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회충약을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회충약 꼭 먹어야 할까? 기생충 감염 경로와 원인
회충은 사람의 소장에 기생하는 대표적인 장내 기생충이다. 감염된 회충이 낳은 알이 대변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고, 토양에서 감염력을 갖춘 뒤 사람의 입으로 들어오면서 감염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감염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충분히 씻지 않은 생채소나 날음식을 먹는 경우다. 상추와 쌈 채소 등 오염된 식품을 통해 회충 알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둘째,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 경우다.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입을 만지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셋째, 오염된 토양과 접촉하는 경우다. 흙을 만진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감염될 수 있다.
다만 국내 회충 감염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회충증 신고 건수는 1건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회충약 안 먹으면 생기는 증상과 심각한 합병증
회충에 감염됐다고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기생충의 수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설사, 식욕부진, 복부팽만 등이다. 일부 감염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기도 한다. 문제는 감염된 회충의 수가 많을 때다. 여러 마리의 회충이 장 안에서 뭉치면 장폐색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복통과 구토를 일으키며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회충이 장을 벗어나 담관이나 췌관 등으로 이동하면 담도 폐쇄와 황달, 염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 지속되거나 구토, 복부팽만이 심해진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병원에서 대변검사 등을 통해 기생충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회충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기생충에 감염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알벤다졸 400mg, 올바른 복용법과 주의사항
약국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구충제 성분은 알벤다졸이다. 회충뿐 아니라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의 감염 치료에도 사용된다. 질병관리청이 안내하는 회충증 치료 방법은 알벤다졸 400mg을 한 번 복용하는 것이다. 다만 기생충 종류에 따라 복용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인 알벤다졸 복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회충 감염은 알벤다졸 400mg을 1회 복용한다.
둘째, 요충 감염은 알벤다졸 400mg을 하루 1회 복용하고, 7일 뒤 한 번 더 복용하는 방식이다.
셋째, 약을 복용할 때는 제품 설명서에 표시된 용법과 용량을 확인해야 한다. 감염 종류에 따라 복용 횟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알벤다졸은 메스꺼움, 복통, 설사, 두통,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심각한 피부 반응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 24개월 미만의 영유아는 임의로 복용하지 말고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봄·가을마다 먹어야 할까? 구충제 복용 시기의 진실
과거에는 봄과 가을에 한 번씩 구충제를 먹는 것이 일반적인 건강관리 방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는 기생충 감염률과 생활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국내에서는 모든 사람이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회충약을 먹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의학적 권고는 없다. 감염 위험이 있거나 실제 감염이 확인된 경우에는 기생충 종류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채소와 과일을 깨끗하게 씻고, 음식을 먹기 전과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씻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기생충이 알벤다졸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감염되는 간흡충 등은 별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결국 구충제는 무조건 자주 먹는 것보다 감염 여부와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