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권주연기자] 영화 《트레인스포팅》이 30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은 1990년대 청춘의 방황과 일탈을 블랙코미디적 관점으로 거침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사회가 정한 규범과 삶의 경로에서 벗어나려는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자유와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를 보여준다. 개봉 이후 30년이 흐른 지금, 영화 속 청춘은 오늘날의 청춘과 얼마나 다를까?

영화의 제목인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은 기차를 관찰하고 기차의 번호나 특징을 기록하는 취미를 뜻한다. 영화 속 인물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제목은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의 출발점이 된다. 작품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를 배경으로 마크 렌튼과 친구들의 삶을 따라가며, 약물 중독과 불안정한 관계, 사회적 규범 속에서 겪는 갈등을 보여준다.
현대의 청춘과 렌튼
《트레인스포팅》 속 렌튼과 친구들은 사회가 기대하는 청춘의 모습과 많이 벗어나있다. 좋은 직장과 좋은 집, 좋은 가정이라는 이상적인 미래를 쫓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의 쾌락과 현실에서의 도피만을 추구한다. 이들은 선을 벗어난 외줄타기와 같은 삶을 통해 불안함 보다는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
오늘날의 《트레인스포팅》이 마주하는 청춘은 어떠할까? 오늘날 한국 청년층은 “N포 세대” 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치솟는 물가와 높아지는 취업 경쟁률 등 불안정한 사회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거나 유예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비유한 단어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 속 렌튼과 오늘날 청년의 모습을 연결해 볼 수 있다. 두 시대의 청춘은 서로 다른 사회적 조건에 놓여 있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삶과 자신이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는 삶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질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 질문에 대한 렌튼과 현대 청춘들의 답변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영화 속 렌튼과 일행들의 선택과 현대의 청년들의 맞이하는 사회적 허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Choose life”
현대의 청춘에게 《트레인스포팅》은 단순 30년 전 청춘의 모습에 대한 재해석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회가 요구한 모습을 따르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며 현대의 청춘들에게 삶을 고르는 지표로서의 역할을 한다. 영화는 사회가 요구하는 삶을 따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의 이분법을 넘어, 각자가 자신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질문을 던진다.
“삶을 선택하라”라는 영화의 중요한 대사는 사회의 요구하는 모습을 따를 것인가 말 것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현대의 청춘들에게는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라는 조언을 제공한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은 항상 존재한다. 이 두 간극 사이에서 개인이 마주하는 갈등과 그 사이에서의 성장은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당신의 트레인스포팅은 무엇인가? 영화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