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채린기자] 중국 화가이자 영화감독 추이중중이 음식과 공동의 식사를 통해 네 시대를 연결하는 신작 ‘Fuxi: Four Tales of Feasting’으로 도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참여했다.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팬데믹으로 일상이 멈췄을 때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한 식탁에 모이기를 간절히 바랐던 마음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네 편의 짧은 이야기를 시대 순서대로 펼친다. 각 장은 먹는 즐거움과 그 의미를 서로 다른 환상적 표현으로 다룬다. 도입부 자막은 제목의 ‘Fuxi’를 음식의 기쁨과 먹는 행위를 함께 떠올리게 하는 말로 소개한다. 식사는 시대를 잇는 연결점이자 각 인물의 삶과 죽음을 들여다보는 중심 장치다.
개인의 역사를 따라갔던 전작 ‘A New Old Play’와 비교하면 이야기의 구성도 달라졌다. 추이중중은 이번에는 네 시대의 인물들이 나누는 식사를 통해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개별 인물의 삶에서 큰 것과 작은 것의 관계, 한 끼 식사와 해와 달 사이의 관계처럼 이 영화만의 상대성을 탐구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차이밍량 감독의 오랜 주연 배우인 대만 배우 리캉성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노년 여성 두 명을 연기한다. 이 가운데 한 인물은 선사시대 이야기에서 죽음을 앞둔 할머니다. 영화 전체의 대사는 중국 쓰촨성 러산 방언으로 이뤄져 있으며, 리캉성은 여러 방언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배역을 준비했다.
리캉성은 자신이 출연한 작품 가운데 대사가 가장 많은 영화일 수 있지만 정작 그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추이중중은 배우에게서 느낀 신비로운 분위기가 고대 인물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이를 계기로 여성 역할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언 연기와 서로 다른 시대의 여성 배역이 한 배우에게 함께 주어진 셈이다.
대만 배우 리훙치는 송나라 시인 소동파를 맡았다. 그 역시 방언 지도자의 도움을 받았다. 이전부터 추이중중의 시각예술 작업을 좋아했다는 리훙치는 대본을 받고서야 자신이 소동파를 연기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방언은 어려운 과제였지만, 감독이 만든 비현실적 미학과 작품 세계 때문에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Fuxi’는 추이중중이 전문 배우들과 처음 작업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이 경험이 창작에 대한 포부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기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 중이며, 무엇을 다룰지와 어떤 매체로 구현할지는 정하지 않은 상태다.
영화와 함께 소개된 청두 A4미술관 개인전 ‘Qiu Jiongjiong: Fuxi: A Feast for the Universe’에서도 음식과 생사의 문제가 이어진다. 전시는 세 가지 쓰촨식 연회를 중심으로 회화와 영상, 설치 작업을 구성해 지역 문화와 삶과 죽음에 대한 관념을 살핀다. 네 시대의 식탁을 연결한 영화와는 다른 매체를 통해 연회라는 소재를 다루는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