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팅거 감독 “위혈 백작부인, 뜻과 달리 최대 20분 줄여 재편집”

이자벨 위페르 주연 흡혈귀 영화…2월 베를린영화제서 첫 공개

촬영 40일 희망했지만 30일 배정…제작비·안전 규정 부담 언급

베를린 포럼 책임자, 흥행·영화제 실적 중심 독일 지원제도 비판

[화담일보 = 윤하겸기자] 독일 영화감독 울리케 오팅거가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흡혈귀 영화 ‘더 블러드 카운테스’(The Blood Countess)를 자신의 뜻과 달리 최대 20분 줄였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오팅거는 자신의 회고전이 열리는 도쿄국제영화제의 독일 영화 행사에서 상영시간 단축으로 작품의 리듬이 달라져 전체를 다시 편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오팅거가 선호했던 판본은 현재보다 15~20분 길었다. 그는 주변의 압박으로 분량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기존 리듬이 작동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짧아진 길이 안에서 균형을 되찾기 위해 재편집을 거쳤으며, 현재 판본은 자신의 관점에서 완벽하지만 다시 손보는 데 큰 작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현대 빈에 다시 나타난 흡혈귀 백작부인을 다룬다. 위페르가 백작부인을 연기하고 라르스 아이딩어와 부르크극장 배우 비르기트 미니히마이어가 함께 출연한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주요 배우는 모두 감독이 직접 골랐으며, 오팅거는 위페르가 20년간 이 프로젝트와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영감은 빈의 나렌투름과 지하 호수, 합스부르크 가문의 묘역과 삼중 매장 관행 등에서 얻었다. 오팅거는 이런 요소들이 흡혈귀 장르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행사에서 독일 영화에 관한 도입 강연을 맡은 니혼대 시부야 데쓰야 교수는 작품에 채식주의 흡혈귀도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제작 여건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오팅거는 이번 작품이 자신이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촬영 기간으로 40일을 원했지만 30일을 배정받았고, 제작진은 100명을 넘었다. 그는 인원을 절반가량으로 줄여 더 긴밀하게 작업하고 그 대신 촬영일을 늘리는 쪽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오팅거는 광범위한 안전 조치가 제작비 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조치는 매우 중요하지만 상당수는 과도하고 관료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직접 제작할 때는 250만~300만 유로로 높은 완성도의 영화를 만들 수 있었으나, 지금은 각종 요건을 충족하려면 최소 700만~800만 유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때문에 더는 자신의 영화를 직접 제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서는 독일 영화 지원제도도 논의됐다.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 책임자 바르바라 부름은 2025년 1월 1일부터 독일 연방영화진흥청(FFA)의 제작 지원이 관객 수와 영화제 성과에 따른 자동 배분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종전에는 심사위원들이 시나리오와 신청서를 평가했지만, 새 방식에서는 이전 작품의 특정 영화제 상영이나 관객 실적이 다음 프로젝트 지원의 조건이 되고 관객 전망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름은 이 제도가 소수 작품에 큰 금액을 집중해 소규모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불리하다고 비판했다. FFA의 영화제 실적 인정 목록에는 베를린영화제 경쟁·파노라마·제너레이션·퍼스펙티브 부문 등이 포함돼 있지만, 아르제날 영화연구소가 독립적으로 기획하는 포럼은 빠져 있다. 그는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규모가 작거나 아직 주목받지 못한 작품까지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의 경제적 영화 지원 예산은 2026년 2억5000만 유로로 거의 두 배 늘었지만 이미 소진됐다. 2027년 예산안에는 약 2억 유로가 담겼으며 의회 승인이 남아 있다. 심사위원 평가에 따른 문화적 영화 지원은 자동 배분 제도와 별도로 유지되고 있다.

작성 2026.11.02 18:55 수정 2026.11.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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