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도 Gemini도 따로 겨냥하지 않는다… AI킬러가 개별 모델 대신 글쓰기 패턴을 익힌 방식

특정 서비스가 아닌 AI 글쓰기 패턴 전반을 학습하고, 새 모델이 나오면 데이터를 보강해 주기적으로 갱신

노트북 자판 위의 손. 특정 서비스가 아닌 AI 글쓰기 패턴 전반을 학습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자기소개서 초안을 어떤 AI의 도움으로 다듬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ChatGPT를 열고, 다른 누군가는 Claude나 Gemini에 문장을 맡기며, 여러 서비스를 번갈아 쓰는 사람도 있다. 검사기를 쓰는 처지에서는 내 글이 어느 도구의 영향을 받았든 같은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느냐가 자연스러운 궁금증이 된다.

 

한국어 전용 AI 글 검사기 AI킬러는 이 질문에 특정 제품에 묶이지 않는 판정으로 답한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에이디엑스스튜디오는 2일, 개별 AI 서비스의 글을 따로 겨냥하는 대신 AI 글쓰기 패턴 전반을 학습해 주요 모델의 글을 두루 다룬다고 설명했다.

 

2026년 9월 문을 연 이 서비스는 두 달 동안 누적 8만 8천 건이 넘는 글을 검사했고, 가입자는 4,400명을 넘어섰다. 이용자가 넣는 글이 어느 AI에서 비롯됐는지 미리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판정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는 서비스의 성격을 가르는 문제다.

 

■ 제품의 말버릇이 아니라 공통된 글쓰기 패턴

 

한 서비스의 글만 보고 기준을 세운 검사기라면, 다른 서비스가 만든 글 앞에서는 그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 AI 서비스마다 문장을 풀어 가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AI킬러가 특정 제품 대신 AI 글쓰기 패턴 전반을 학습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런 흔들림을 피하려는 설계로 읽힌다.

 

AI킬러가 내세우는 '주요 모델의 글을 두루 다룬다'는 표현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서비스마다 맞춘 판별 기준을 여러 개 두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모델의 글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 본다는 뜻이다. ChatGPT·Claude·Gemini 같은 이름은 학습의 경계가 아니라 다루는 범위를 보여 주는 예시인 셈이다.

 

패턴이라는 말이 막연하게 들린다면, 검사 결과와 함께 안내되는 습관 목록을 보면 감이 잡힌다. 문단마다 '~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소감형 마무리가 되풀이되는지, '또한·이를 통해·뿐만 아니라'처럼 습관적으로 붙는 연결어가 이어지는지가 대표적인 항목이다.

 

여기에 누구의 자기소개서에나 들어갈 법한 문장이 본인 경험의 숫자와 이름 대신 자리 잡고 있는지, 문장 길이가 지나치게 고른지도 함께 살핀다. 이 네 가지는 어느 회사의 AI가 쓴 글인지를 묻지 않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제품에 묶이지 않는 판정이 실제로 무엇을 보는지 보여 준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이 습관들은 고칠 지점을 알려 주는 실마리가 된다. 회사는 표시된 문장을 전부 뜯어고치기보다 이 습관부터 손보면 점수를 가장 빨리 낮출 수 있다고 안내하는데, 습관이 특정 제품의 특징이 아니라 AI 글 전반의 특징이기 때문에 어떤 도구를 썼든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런 기준은 이용자가 스스로 글을 고칠 때도 그대로 쓰인다. 습관 목록을 옆에 두고 자기 글을 다시 읽으면 무엇을 보고 점수가 매겨졌는지 짐작할 수 있고, 수정 방향도 특정 도구의 문체를 의식하는 대신 내 경험의 숫자와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는 쪽으로 잡힌다.

 

■ 한국어로 익힌 패턴이라는 점

 

AI 글쓰기 패턴을 익혔다는 것은 곧 한국어 문장에서 그 패턴을 읽어 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AI킬러는 영어 글로 학습한 모델을 옮겨 쓰지 않고, 한국어 자기소개서와 격식체 글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자체 모델을 만들었다. 격식체 자기소개서가 학습의 중심에 놓인 것은 이 서비스가 제출을 앞둔 서류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같은 뜻이라도 어미와 조사에 따라 문장의 표정이 크게 달라지고, 격식을 갖춘 글과 말하듯 쓴 글 사이의 간격도 넓다. 회사는 이런 특성을 기준으로 삼아, 사람이 쓴 격식 있는 문장과 AI가 자주 만들어 내는 정형구를 구분하도록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설명한다.

 

이 기준이 중요한 까닭은 오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영어 기준을 그대로 옮긴 검사기에서는 공들여 쓴 격식체 자기소개서가 AI 글로 잘못 분류되는 일이 잦았는데, 회사는 잘 쓴 글이 부당한 판정을 받는 일을 줄이는 데서 모델 설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 AI 제품의 한국어 출력만 모아 기준을 세우는 방식과 출발점이 다르다. 판정의 축이 제품 이름이 아니라 한국어 문장 안에서 드러나는 패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거쳐 초안을 만들었든 결과는 같은 잣대 위에서 나온다.

 

■ 새 모델이 나오면 데이터를 보강해 갱신

 

생성형 AI는 지금도 새 모델이 계속 나오고 있다.

 

패턴 전반을 학습했다고 해서 한 번 만든 모델로 끝나는 것은 아니며, 회사는 새 모델이 등장하면 학습 데이터를 보강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새로 나온 모델이 이전과 다른 문장 습관을 보인다면 그 습관도 학습 데이터에 반영돼야 판정이 따라갈 수 있다.

 

에이디엑스스튜디오는 앞으로의 계획에서도 같은 방향을 내놓았다. 새 생성형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학습 데이터를 보태 판정 모델을 갱신하겠다는 것이다. 특정 제품을 겨냥하지 않는 대신, 새로 등장하는 모델의 글까지 패턴 학습의 범위 안으로 계속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방식은 특정 서비스의 이름이 바뀌거나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검사기를 따로 맞춰야 하는 구조와 대비된다. 기준을 제품 단위가 아니라 글쓰기 패턴 단위로 잡아 두었기 때문에, 갱신 작업도 새 모델의 글에서 드러나는 패턴을 학습 데이터에 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갱신이 주기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판정의 바탕이 한자리에 멈춰 있지 않다는 뜻이다.

 

검사기가 이전에 나온 모델의 글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새 모델의 글에서 드러나는 패턴까지 차례로 익혀 간다는 설명이다. 모델이 바뀌는 속도에 맞춰 판정 기준도 함께 손질되는 구조라는 점은 이용자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회사는 숫자를 다루는 원칙도 함께 밝혔다. 검사 건수와 정확도는 실측값만 표시하고 검증 전 숫자는 보여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새 모델의 글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도 측정을 거치지 않은 채 수치로 내세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용자가 기억해 둘 점도 있는데, 갱신이 판정의 확실성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는 검사 결과를 증거가 아닌 확률 신호로 안내하고, 사람이 쓴 글이 AI로 표시될 수 있는 오탐 가능성을 결과 화면에 함께 밝힌다. 주요 모델의 글을 두루 다룬다는 말이 어떤 글이든 틀림없이 가려낸다는 뜻은 아니다.

 

■ 이용자에게는 무엇이 달라지나

 

가장 큰 차이는 검사 전에 내 글이 어느 도구에서 비롯됐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초안을 만든 도구가 무엇이든 같은 입력창에 글을 붙여넣으면 0~100점의 점수와 문장 하이라이트, 의심 구간이 몰린 위치를 보여 주는 문서 지도를 같은 방식으로 받는다.

 

여러 AI 서비스를 섞어 쓴 글도 마찬가지다. 한 문단은 이 도구로, 다른 문단은 저 도구로 다듬은 자기소개서라도 판정의 축이 패턴에 있으므로 문장마다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이용자는 하이라이트가 몰린 문장을 중심으로 앞서 말한 네 가지 습관부터 손보면 된다.

 

AI킬러 결과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점수보다 하이라이트다. 회사는 문서 점수보다 어떤 문장이 AI 신호를 보였는지가 더 중요한 정보라고 안내하는데, 판정이 패턴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만큼 표시된 문장에서 그 패턴이 어떻게 드러났는지 읽어 보는 것이 수정의 출발점이 된다.

 

유료 기능 '정밀분석'을 쓰면 이 과정을 한층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문장마다 점수와 판단 근거가 붙어 어떤 문장이 왜 AI 신호를 보였는지 확인할 수 있고, 근거를 본 뒤 직접 고쳐 다시 검사하는 흐름이 한 화면에서 이어진다. 어떤 도구로 쓴 글이든 문장 단위로 근거를 확인하는 절차는 같다.

 

같은 글을 넣으면 언제 검사해도 같은 점수가 나오도록 설계됐다는 점은 수정 효과를 확인할 때 쓸모가 있다.

 

습관을 고친 뒤 다시 검사하면 점수 변화가 그대로 보여, 어떤 수정이 효과가 있었는지 이용자가 직접 비교할 수 있다. 넣을 때마다 숫자가 출렁인다면 수정의 효과를 가늠할 길이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설계다.

 

검사는 로그인 없이 하루 3회, 로그인하면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쓸 수 있고, 한 번에 최대 1만 자까지 넣을 수 있다.

 

300자 이상이면 판정이 더 안정적이며, 회원 가입이나 설치 없이 웹사이트(aikiller.app)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글자 수를 세는 도구를 비롯한 무료 도구 10종도 같은 사이트에서 가입 없이 쓸 수 있다.

 

AI킬러 측은 "한국어에 맞는 판정, 문장 단위 근거, 그리고 숫자를 부풀리지 않는 운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제품에 기대지 않고 한국어 글쓰기 패턴을 기준으로 삼은 판정 방식은, 그중 첫 번째 기준을 실제 모델 설계로 옮긴 결과라 할 수 있다.

 

 

 

 

 

작성 2026.11.03 04:06 수정 2026.11.0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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