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남은 약 성분, 눈이나 냄새로 구별 어려워…생산·유통단계 관리 중요
식약처, 11월 4~7일 푸드위크 코리아서 제도 안내…추가 품목 시행일은 확인 필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우리가 먹는 축·수산물에는 가축이나 양식어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동물용의약품 성분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다.
항생제와 구충제 등은 동물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필요하지만, 식품으로 유통될 때는 잔류물질이 정해진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가 이러한 잔류물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축·수산물에 적용하는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적용 중인 소·돼지·닭과 어류 등에서 양·염소, 갑각류를 비롯한 다른 축·수산물로 관리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2026 푸드위크 코리아'에 참가해 축·수산물 PLS 제도를 알리는 홍보부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이미 시행 중인 제도의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확대 방향을 알리는 내용이다.
양·염소·갑각류 등에 대한 확대 시행일을 새로 확정한 발표는 아니므로 현행 적용 대상과 앞으로 확대할 대상을 구분해야 한다.

PLS란 무엇인가…기준이 없는 약 성분도 관리
PLS는 'Positive List System'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라고 한다.
식품에 남을 수 있는 동물용의약품 성분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관리하는 제도다.
핵심은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동물용의약품에는 해당 기준을 적용하고, 국내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동물용의약품에는 원칙적으로 0.01mg/kg 이하의 일률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0.01mg/kg은 식품 1kg에 해당 물질이 0.01mg 들어 있는 농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 소고기에 특정 항생제의 잔류허용기준이 별도로 설정돼 있다면 해당 기준을 적용하고, 기준이 없는 물질에는 PLS 일률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약 성분에 0.01mg/kg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보조제와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 일부 물질에는 불검출 기준이 적용되며, 식품에서 검출돼서는 안 되는 물질도 별도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는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할 때 독성자료와 잔류자료 등 과학적 근거를 검토해 사람이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양이 건강에 위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한다.
PLS 도입 전에는 국내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물질에 대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이나 유사 축종의 기준 등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PLS는 이러한 방식을 바꿔 기준이 없는 물질에도 일률적인 관리기준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소·돼지·닭·우유·달걀·어류 적용 중…양·염소·갑각류 등 확대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 PLS는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현재 적용 대상은 소·돼지·닭·우유·달걀 등 다섯 종류의 주요 축산물과 수산물 중 어류다.
앞으로는 양·염소 등 소수 축종과 갑각류를 비롯한 기타 수산물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식약처가 2025년 공개한 제도 안내에는 오리도 향후 확대 대상으로 제시돼 있다.
| 구분 | 적용 대상 | 시행 시점 |
|---|---|---|
| 현재 시행 | 소·돼지·닭·우유·달걀·어류 | 2024년 1월 1일 |
| 향후 확대 | 양·염소·오리 등 소수 축종, 갑각류 등 기타 수산물 | 구체적인 시행일 미확인 |
이번 발표자료에는 양·염소·갑각류 등이 확대 대상으로 명시돼 있지만, 품목별 구체적인 시행일이나 새로 적용할 세부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2023년 제도 시행을 발표하면서 우선 적용 대상 이외의 축·수산물에 대해서는 동물용의약품 사용 허가와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충분히 확대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를 양고기나 새우 등에 새로운 PLS 기준이 즉시 적용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기존 PLS 적용 대상이 아닌 축·수산물도 현행 식품 안전기준에 따라 관리되며, 향후 확대 시행 여부는 관련 고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동물용의약품이 고기와 생선에 남는 이유
가축과 양식어류도 질병에 걸리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항생제와 구충제, 항염증제 등 다양한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
동물에게 약을 투여하면 약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사되거나 배출되지만, 일부는 근육이나 간 등 조직 또는 우유와 달걀 같은 생산물에 일정 기간 남을 수 있다.
이렇게 식품에 남아 있는 약 성분을 잔류 동물용의약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식품이 곧바로 위해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어떤 성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적용되는 잔류허용기준을 충족하는지가 중요하다.
잔류허용기준은 식품에 남을 수 있는 동물용의약품의 최대 허용 농도다. 식약처는 사람의 섭취량과 물질의 독성 등을 고려해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한다.
또한 PLS는 동물용의약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제도가 아니다. 허가된 약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식품으로 유통될 때 잔류물질이 안전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출하 전 휴약기간 준수가 중요한 이유
동물용의약품 잔류물질 관리는 식품이 판매되기 전 생산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축이나 양식어류에 약을 사용한 뒤에는 약 성분이 충분히 줄어들도록 일정 기간이 지나야 도축하거나 생산물을 출하할 수 있다. 이를 '휴약기간'이라고 한다.
휴약기간은 약의 종류와 투여 방법, 대상 동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생산자는 해당 동물용의약품의 사용설명서에 표시된 사용량과 투약 방법, 휴약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공개한 동물용의약품 안전사용 수칙에서도 정해진 용량과 투약경로 준수, 동일 성분의 중복 투약 방지, 사용내역 기록, 휴약기간 준수 등을 강조했다.
생산 단계에서 이러한 기준을 지키고, 관계기관이 생산·수입·유통단계에서 잔류물질을 검사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체계가 작동한다.
PLS 적용 대상 확대는 기존에 별도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해서도 보다 명확한 관리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비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소비자가 고기나 생선을 구입할 때 동물용의약품의 잔류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냄새나 색깔, 신선도만으로 잔류허용기준을 충족하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잔류물질을 직접 구별하는 방법보다 생산·유통단계에서 안전관리가 이뤄지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식품을 구매할 때는 원산지와 표시사항, 소비기한, 보관 상태 등을 확인하고, 정부가 회수·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한 제품은 관련 안내에 따라야 한다.
고기와 생선을 충분히 익히는 것은 식중독 예방에 중요하지만, 가열만으로 모든 동물용의약품 잔류물질이 제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잔류물질 안전관리는 조리 단계보다 생산자의 적정 약물 사용과 출하 전 관리, 정부의 검사체계가 핵심이다.
또한 '항생제를 사용한 동물'과 '항생제 잔류허용기준을 위반한 식품'은 구분해야 한다. 허가된 항생제를 적절하게 사용했다고 해서 그 식품이 곧바로 부적합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물질이 확인되면 관련 규정에 따른 관리 대상이 된다.
소비자는 식약처의 식품안전나라에서 식품 안전정보와 회수·판매중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 푸드위크 코리아에서 제도 안내
식약처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푸드위크 코리아'에서 축·수산물 PLS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홍보부스에는 제도 설명 영상과 숏폼 영상 공모전 수상작 등이 전시된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와 설문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식품산업 관계자와 일반 소비자에게 축·수산물 잔류물질 관리제도를 알리고, 식품 안전관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축·수산물 PLS 확대의 핵심은 동물용의약품을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에 남는 성분을 보다 명확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소·돼지·닭·우유·달걀·어류에서 양·염소·갑각류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기존에 PLS 일률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던 품목의 잔류물질 관리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확대 시행 시점과 품목별 세부 기준은 향후 관련 고시와 관계부처 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축·수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생산 단계의 적정 약물 사용과 출하 전 관리, 유통단계의 검사와 정보 공개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