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식재산처가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6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GISC)’를 공동 개최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석해 인공지능(AI)·양자·위성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표준화 방향과 지식재산(특허) 전략을 논의한다. AI 대전환(AX)의 핵심기술로 떠오른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가 올해 논의의 중심에 있다.

올해 행사의 초점이 사실표준에 맞춰진 점이 눈에 띈다.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바뀌는 AI 분야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중심의 공식표준만으로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과 기관이 주도해 짧은 기간에 표준을 만들어내는 사실표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표준화기구인 MLCommons와 IEEE, 지역표준화기구인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등 해외 정부·기관이 참여해 AI 표준화 전략을 공유한다.
행사는 KAIST 장영재 교수의 기조강연으로 문을 연다. 주제는 ‘제조 피지컬 AI를 활용한 자율제조와 산업현장 적용 사례 및 피지컬 AI 확산을 위한 표준의 역할’이다. 공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이 현장에 자리 잡으려면, 기계와 시스템이 서로 통하는 약속이 먼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어 AI·ICT 표준과 특허 확산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국제 협력 논의도 이어진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유럽 ETSI를 중심으로 미국 ATIS, 일본 TTC 등이 함께 추진하는 ‘AI 파트너십 프로젝트(AIPP)’의 추진 현황과 향후 방향이 발표된다. AI·ICT 표준 및 특허 분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는 표창과 상장 27점이 수여된다. 표준을 만드는 일과, 그 표준으로 기술을 지키는 일이 함께 평가받는 자리다.
행사는 참석 대상과 주제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뉜다. 글로벌 트랙에서는 AI·양자·위성통신 분야의 글로벌 표준전략 세미나와, 기업·전문가·사실표준화기구가 참여하는 AX 표준 생태계 인사이트가 다뤄진다. 국내 트랙에서는 ICT 표준 및 특허성과 발표회, ICT 표준특허 세미나, 피지컬 AI ICT 융합 표준 프레임워크 공청회, ICT 미래혁신 표준 세미나가 열린다. 세계의 흐름과 국내 산업의 과제를 같은 자리에서 놓고 보는 구성이다.
표준은 서로 다른 기술과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게 하는 규약이다. 누가 표준을 먼저 잡느냐가 시장 선점과 기술 확산의 속도를 좌우한다. 정부는 기술개발과 함께 국제표준·특허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와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피지컬 AI가 공장과 일상으로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표준 논의는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경쟁 조건이다. 이번 컨퍼런스가 그 조건을 어떻게 설계할지, 사흘간의 논의가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