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강이준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11월 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테니스공을 던지며 구단 운영진에 항의했다. 구단주를 향한 장기간의 불만에 성적 부진과 입장권 가격 인상 문제가 겹친 가운데 벌어진 시위다.

ESPN에 따르면 이번 행동은 경기 당일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고된 사전 계획이었다.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소유한 지 21년이 됐다는 의미를 담아 경기 21분에 항의하도록 시점을 잡았다. 당시 맨유는 경기 시작 18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며 로마에 끌려가고 있었다.
실제 경기 중단은 짧게 끝났다. 스트레트퍼드 엔드 관중석에서 소수의 테니스공이 날아왔고, 선수들이 이를 신속하게 치웠다. 지난해 셀틱 팬들이 구단 수뇌부 교체를 요구하며 벌였던 유사한 시위와 비교하면 경기 진행에 미친 영향은 훨씬 작았다.
맨유 팬들은 수년간 미국인 소유주인 글레이저 가문을 상대로 여러 차례 항의하며 구단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해 왔다.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 차입매수 방식으로 맨유를 인수한 이후 팬들의 반감을 받아 왔다. 이번 테니스공 시위 역시 오랫동안 이어진 구단주 반대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
비판의 대상은 글레이저 가문에만 머물지 않았다. 소수 지분을 보유한 영국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도 경기력 문제와 입장권 가격 인상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 이네오스의 소유주인 랫클리프는 2024년 처음으로 맨유 지분 25%를 13억 달러에 매입한 뒤 축구 부문 운영권을 맡았다.
랫클리프가 축구 부문을 맡은 이후 맨유는 감독 두 명을 경질했다.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지면서 마이클 캐릭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잉글랜드 리그에서 20차례 우승한 맨유는 2026~2027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로마전을 앞둔 시점에는 프리미어리그 17위에 처져 있었다.
맨유는 공식전 9경기 연속 무승 상태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로마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마티아스 술레의 득점으로 앞섰고, 7분 뒤 도니얼 말런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점수 차를 두 골로 벌렸다. 팬들이 항의를 준비한 경기 초반부터 홈팀에 불리한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이후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면서 맨유는 격차를 한 골로 좁혔다. 테니스공 투척에 따른 지연은 제한적이었지만, 이날 항의에는 구단 소유 체제에 대한 누적된 반감과 시즌 초반 성적 부진을 둘러싼 팬들의 불만이 함께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