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당뇨병이면 밥·과일 끊어야 할까…식사·운동·약의 오해와 진실
- 혈당 좋아졌다고 약 임의 중단 금물…건강 상태 따라 처방 변경
- 당뇨 관리의 목표는 약 줄이기보다 합병증 예방과 일상 유지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밥과 과일부터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혈당을 빨리 낮추려고 식사량을 크게 줄이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당뇨병 관리는 특정 음식을 금지하거나 약의 개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고령자는 혈당뿐 아니라 영양 상태와 근육, 저혈당 위험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시니어를 위한 건강기획 ‘당뇨병 바로알기’는 혈당검사, 당뇨병 전단계, 저혈당, 합병증과 검사를 차례로 살펴봤다.
마지막 편에서는 식사·운동·약을 둘러싼 오해를 짚고, 일상에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관리 원칙을 정리한다.

밥을 끊기보다 먹는 양과 구성을 살펴야
밥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혈당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당뇨병 환자가 탄수화물을 모두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5년 진료지침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영양소 섭취 비율은 없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식습관 등을 고려해 식사를 조정하도록 권고한다.
밥만 줄이기보다 한 끼 식사 전체를 살펴야 한다.
밥과 반찬은 얼마나 먹는지, 식사 사이에 빵이나 떡을 먹는지, 당이 든 음료를 자주 마시는지까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통곡물과 콩류,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활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잡곡밥도 개인의 상태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치아나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고령자가 잡곡밥 때문에 식사를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흰쌀밥을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안내한다.
특정 식품을 고집하다 식사량이 부족해지기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영양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과일도 먹을 수 있다…주스는 일상 음료로 삼지 않아야
과일은 달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피해야 하는 식품이 아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과일 자체를 당뇨병 식사 계획에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과일에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으므로 한 번에 먹는 양과 하루 전체 섭취량을 고려해야 한다.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이유로 제한 없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과일과 과일주스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국당뇨병학회의 2026년 진료지침은 과일주스를 포함한 당이 든 음료를 물 등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한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주스를 자주 마시기보다 물을 기본 음료로 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저혈당에 대처하는 상황은 예외다. 의식이 있고 안전하게 삼킬 수 있는 사람이 저혈당을 교정할 때는 일반 과일주스가 빠르게 흡수되는 당분 공급원으로 쓰일 수 있다. 평소 마시는 음료와 저혈당 대처용 식품의 용도를 구분해야 한다.
고령자는 ‘무조건 적게 먹기’도 경계해야
체중 감량이 필요한 사람과 영양 보충이 필요한 사람의 식사 목표는 다르다.
과체중이나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체중 관리는 중요하지만, 모든 고령자에게 식사량을 줄이라고 권할 수는 없다.
고령자는 식욕 저하와 치아 문제, 소화 불편 등으로 충분히 먹지 못할 수 있다. 여기에 혈당을 낮추려고 식사를 더 줄이면 영양 부족과 근육 감소를 겪을 수 있다.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체중이 의도치 않게 줄어든다면 식사량과 영양 상태를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 단백질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되, 신장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다면 적정 섭취량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단식이나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도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을 사용하는 사람은 식사를 거르거나 늦출 때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식사 방식을 크게 바꾸려면 약물 조정이 필요한지도 의료진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운동은 강도보다 꾸준함…걷기와 근력운동 병행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반드시 고강도 운동일 필요는 없다.
질병관리청은 중강도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고, 특별한 금기가 없다면 근력운동을 주 2~3회 병행하도록 권고한다. 걷기와 함께 아령이나 탄력밴드 등을 이용해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평소 활동량이 적었던 고령자가 처음부터 이 목표를 모두 채우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 짧은 시간 걷기부터 시작해 체력에 맞춰 시간과 횟수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는 심혈관질환, 관절 상태, 균형 능력, 당뇨병 합병증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
운동 중 저혈당에도 대비해야 한다.
인슐린이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을 사용하는 사람은 운동 전후 혈당을 언제 확인하고, 어떤 경우에 간식이나 약물 조정이 필요한지 배워두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저혈당에 대처할 포도당 정제 등도 준비한다.
혈당이 좋아졌다고 약을 스스로 끊어서는 안 돼
약을 복용하면서 혈당이 목표 범위로 내려왔다면 현재 치료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때 약이 필요 없어졌다고 판단해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처음 처방받은 약과 용량을 평생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혈당과 체중 목표, 동반질환, 저혈당 위험, 치료 부담 등을 고려해 약물치료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조정하도록 권고한다. 고령자가 저혈당을 반복해서 겪거나 복약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약의 종류와 용량, 투약 방법을 다시 살펴야 한다.
일부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치료와 생활습관 변화 후 약 없이 혈당이 일정 기간 유지되는 ‘관해’에 도달할 수 있다.
국제 합의문은 일반적인 혈당강하제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당화혈색소 6.5% 미만이 최소 3개월간 유지되는 것을 관해의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관해를 완치로 보지는 않는다. 혈당이 다시 높아질 수 있으며, 이후에도 혈당과 합병증 검사를 이어가야 한다.
약의 목적은 혈당 조절에만 있지 않다
최근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는 심장과 신장 상태도 약제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심혈관질환이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해당 질환에 이점이 확인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혈당 강하 필요성과 별개로 심혈관·신장 위험을 낮추기 위해 약을 선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혈당 수치만 보고 약의 필요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진료 때는 현재 약을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 식사를 못 하거나 몸이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부작용을 알려야 하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 관리의 목표는 음식과 약을 무조건 줄이는 데 있지 않다. 저혈당을 피하면서 합병증을 예방하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 있다.
자신의 검사 결과를 이해하고, 충분한 영양과 안전한 활동을 챙기며, 건강 상태가 달라질 때 치료 계획을 조정하는 과정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