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그대로인데 배만 나왔다면…시니어가 알아둘 ‘신체 둥글기 지수’

키와 허리둘레로 계산하는 BRI…체중만 보는 BMI의 한계 보완

한국인 55세 이상 약 120만 명 분석…심혈관질환 구별 능력은 BRI가 앞서

당뇨·대사증후군과도 연관성 확인…질환 예측력은 신중하게 해석해야

너무 낮거나 높아도 사망위험 증가한 미국 연구…정상 수치로 단정은 금물

 

국내 비만 진단은 여전히 BMI·허리둘레 기준…고령자는 근력·영양상태도 중요

 

 

체중은 예전과 비슷한데 허리둘레만 늘어났다면 건강상태에도 변화가 생긴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크게 늘지 않아도 근육량은 줄고 복부지방은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체중과 키만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가 실제 건강위험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지표로 주목받는 것이 '신체 둥글기 지수'(Body Roundness Index·BRI)다. 

 

키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몸통의 둥근 정도를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복부비만과 관련된 건강위험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BRI의 유용성을 검토한 연구가 잇따라 발표됐다. 

 

특히 2026년에는 55세 이상 한국인 약 120만 명의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BRI가 일부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구별하는 데 BMI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BRI가 기존 비만 진단기준을 대체할 만큼 정확한 지표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평가하려는 질환에 따라 BMI나 허리둘레가 더 유용한 경우도 있었고, 고령층에서는 체형지표만으로 건강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확인됐다.

 

고령자가 허리둘레를 측정하며 체중과 복부비만 관련 건강지표의 변화를 확인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생성)

 

체중 대신 허리둘레를 보는 BRI, BMI와 무엇이 다른가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계산이 간단하고 비만 관련 건강위험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어 의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BMI에는 한계가 있다. 체중을 구성하는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하고, 지방이 복부에 집중돼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키와 체중이 같은 두 사람이라도 한 사람은 근육량이 많고 다른 사람은 복부지방이 많을 수 있다. BMI만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BRI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 제안된 지표다. 키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몸통의 둥근 정도를 계산하며, 복부지방 분포와 관련된 건강위험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되고 있다.

 

두 지표의 차이는 계산에 사용하는 신체정보다.

 

구분BMIBRI
명칭체질량지수신체 둥글기 지수
필요한 정보키·체중키·허리둘레
주로 반영하는 특성키에 대한 상대적인 체중키에 대한 허리둘레와 몸통 형태
한계근육과 지방, 지방 분포를 구분하지 못함근육량과 실제 내장지방량을 직접 측정하지 못함
국내 활용비만 진단에 사용보조적인 연구·위험평가 지표

 

BRI는 허리둘레를 포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방을 직접 측정하는 검사는 아니다. 

따라서 BRI 수치만으로 내장지방이 얼마나 축적됐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55세 이상 약 120만 명 분석…심혈관질환 위험 파악에 BRI가 더 유용할까

신체 둥글기 지수(BRI)가 실제 건강위험을 파악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살펴본 국내 대규모 연구도 있다.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발표된 연구에서 국내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55세 이상 한국인 약 120만 명의 건강상태를 최대 10년간 추적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신체 둥글기 지수(BRI) 가운데 어떤 지표가 심혈관질환 발생이나 사망위험 등을 구별하는 데 더 유용한지 비교했다.

 

그 결과 심장이나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겨 발생하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구별하는 데는 BRI가 세 지표 중 가장 나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각 지표가 실제 질환 발생 여부를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0에서 1 사이의 수치로 평가했다. 이 수치는 1에 가까울수록 구별 능력이 높고, 0.5에 가까우면 사실상 구별 능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BRI는 0.553으로 BMI의 0.512, 허리둘레의 0.540보다 높았다. 세 지표 가운데 가장 좋은 결과였지만, BRI 역시 개인에게 심혈관질환이 생길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다른 건강위험에서는 결과가 달라졌다.

 

전체 사망위험을 구별하는 데는 BMI가 가장 나았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인 심방세동의 발생을 구별하는 데는 허리둘레가 가장 나은 결과를 보였다.

 

결국 어떤 건강위험을 살펴보느냐에 따라 유용한 지표가 달랐던 것이다.

 

연구진도 BMI와 허리둘레, BRI 가운데 어느 하나가 모든 건강위험을 평가하는 데 가장 우수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는 BRI가 기존 BMI를 대신할 새로운 비만 진단기준으로 확립됐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와 복부비만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건강위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인 8,900명 연구…대사질환 구별에도 가능성 확인

BRI와 대사질환의 관계를 살펴본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26년 학술지 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2022~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한국 성인 8,90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BMI와 허리둘레, 허리-키 비율, BRI 등 7개 비만 관련 지표를 비교해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대사증후군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평가했다.

 

분석 결과 BRI와 허리-키 비율 등 복부비만을 반영하는 지표가 대사질환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질환을 구별하는 능력도 BMI보다 전반적으로 나았다.

 

그러나 연령별 분석에서는 중요한 차이가 나타났다.

 

50세 이후에는 BRI를 포함한 모든 비만지표의 대사질환 구별 능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고령층에서 연령 특성을 고려한 비만 평가와 신체기능에 관한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BRI가 복부비만 관련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고령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데 충분한 지표는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이 연구는 조사 당시의 체형지표와 질환 유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으로, BRI가 향후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발생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 직접 검증한 연구는 아니다.

 

BRI가 낮으면 무조건 건강할까…미국 연구에서는 U자형 관계

BRI가 높을수록 건강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낮을수록 무조건 건강하다고 볼 수도 없다.

 

2024년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는 미국 성인 3만 2,995명의 자료를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사망자료를 연계해 BRI와 전체 사망위험의 관계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BRI와 전체 사망위험 사이에 U자형 연관성이 나타났다. 중간 수준의 BRI를 가진 집단보다 BRI가 매우 낮거나 높은 집단에서 사망위험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BRI가 3.4 미만인 집단은 4.5~5.5인 집단보다 전체 사망위험이 25% 높았고, 6.9 이상인 집단은 49% 높았다. 연령 등 여러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결과다.

 

다만 이 수치를 근거로 한국인의 정상 BRI를 4.5~5.5로 정하거나, 특정 수치를 넘으면 비만이라고 진단해서는 안 된다.

 

미국 성인 집단에서 관찰된 사망위험과의 연관성이 한국인의 비만 진단기준이나 개인별 치료 기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BRI가 낮거나 높다는 사실이 사망위험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입증된 것도 아니다. 기존 질환이나 영양상태, 신체기능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국내 비만 진단은 여전히 BMI와 허리둘레 기준

BRI에 관한 연구가 늘고 있지만 국내 비만 진단기준은 달라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성인 비만은 BMI 25kg/㎡ 이상으로 정의한다. 복부비만은 남성의 허리둘레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진단한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 진료지침에서도 BMI와 허리둘레는 중요한 평가 지표다. 비만 관련 질환과 개인의 건강상태를 함께 고려해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BRI를 비만 진단에 사용하는 공식 경계값은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BRI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비만이라고 진단하거나 체중감량 치료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BRI는 기존 진단기준을 대체하는 지표라기보다 복부비만과 관련된 건강위험을 이해하는 데 활용 가능성을 검토 중인 보조지표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고령자는 허리둘레뿐 아니라 근력과 영양상태도 확인해야

BRI가 고령층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체성분 변화 때문이다.

 

노년기에는 체중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근육량이 감소하고 복부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 BMI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구분하기 어렵다.

 

허리둘레를 반영하는 BRI는 복부비만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BRI 역시 근육량과 근력, 영양상태를 직접 평가하지 못한다.

 

앞서 살펴본 한국 성인 8,900명 연구에서도 50세 이후 체형지표들의 대사질환 구별 능력이 감소했다. 고령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할 때 체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근력과 신체기능의 중요성은 국내 장기 추적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26년 8월 국내 고령자 대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근력과 신체기능이 모두 저하된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약 1.9배, 사망위험이 약 1.5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BRI 자체를 평가한 것은 아니지만, 노년기 건강위험을 판단할 때 근력과 신체기능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반대로 체중과 허리둘레가 줄었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다.

 

식사량 감소나 질병, 근육량 감소가 동반됐다면 체중 변화의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가 지속되거나 걷기와 계단 오르기, 의자에서 일어서기 등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면 영양상태와 근력, 신체기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층에서는 BMI를 BRI로 바꾸는 방식보다 체중과 허리둘레의 변화, 근력과 신체기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허리둘레를 정확하게 재는 것이 먼저

BRI를 계산하려면 키와 허리둘레가 필요하다. 체중은 사용하지 않는다.

 

계산식은 일반인이 암산하기 어려워 별도의 계산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정확한 값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허리둘레를 일관되게 측정해야 한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은 허리둘레를 마지막 갈비뼈 아래쪽과 골반뼈 위쪽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수평으로 측정하도록 설명한다.

 

측정 위치와 자세가 달라지거나 배를 의도적으로 집어넣으면 허리둘레가 달라지고 BRI도 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 허리둘레의 변화를 살펴보려면 정해진 위치와 같은 자세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BRI 숫자 하나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건강검진에서는 BMI와 허리둘레를 확인하고 혈압·혈당·혈중지질 등 다른 건강지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고령자라면 근력과 보행 능력, 영양상태까지 고려해야 한다.

 

체중이 그대로인데 배가 나왔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BRI는 체중만으로 건강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 지표다.

 

국내 연구에서도 복부비만을 반영하는 BRI가 일부 대사질환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구별하는 데 BMI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그 차이가 실제 진료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질환에 따라 BMI나 허리둘레가 더 유용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도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근육량 감소와 신체기능 저하, 영양상태 변화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체형지표만으로 위험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배만 나왔다면 BMI만 확인하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BRI 숫자 하나로 건강상태를 단정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허리둘레의 변화와 혈압·혈당 등 건강지표, 근력과 신체기능을 함께 살펴 자신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작성 2026.11.06 08:58 수정 2026.11.06 08:58

RSS피드 기사제공처 : 웰라이프타임즈 / 등록기자: 이장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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