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AI 연계 예술교육 프로그램 「AI 캔 텔 – 사진 한 장, 목소리 한 줄」이 지난 10월 31일 군포 당동도서관과 11월 2일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첫 수업을 열고 현장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가족이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해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음악과 영상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수업은 미래디지털AI협회(협회장 서순례) 선임연구원 임효례 강사가 맡았다. 사진가이자 VIVA K-ART 대표인 그는 오랫동안 지역의 풍경과 사람을 기록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의 기억과 AI 창작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아트랩웨이브가 운영한 「예술교육 매개자 대상 AI 연계 역량강화 과정」에서 출발했다. 7월 기획서 접수를 통해 40여 명을 선발하고, 7~9월 온·오프라인 교육과 연합 과제를 진행한 뒤 우수 기획안을 10~12월 현장 시범운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 결과물은 경기문화예술교육센터 누리집에 공공자산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AI의 기능을 익히는 데서 나아가 기술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상상과 경험을 넓히는 활용법을 모색한다는 취지도 담았다.

10월 31일 군포 당동도서관 3층 문화강좌실에는 다문화가정의 초·중학생과 부모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했다. 각 가족은 소중한 사진 한 장을 골라 선택한 이유와 사진을 볼 때의 감정,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눴다. 새해 일출 산행과 함께 만든 케이크,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찍는 벚꽃 가족사진, 10년 만의 일본 가족여행까지 사진마다 다른 사연이 펼쳐졌다.
가족들은 AI의 도움으로 질문을 만들고 이야기를 정리했다. 스튜디오 조명 앞에서 서로의 사진작가가 되어 보고, 대화를 모아 가족 팀명도 정했다. AI가 사실과 다르게 정리하면 “아니야, 이건 이렇게 했어”라며 직접 바로잡았다. AI의 문장을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실제 기억을 기준으로 고치는 과정이었다.
11월 2일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엄마와 8살 아들 한 가족이 참여했다. 엄마가 어린 시절 기억을 말로 풀어내자 AI가 그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고, 아이는 2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이미지를 만들었다. 참여 규모와 활동 방식은 달랐지만 두 현장 모두 가족의 말과 경험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개인정보 보호에도 공통 원칙을 적용했다. 얼굴 사진은 AI에 올리지 않고 말로 설명하며, 실명 대신 ‘8살 어린이’, ‘40대 엄마’처럼 표현했다. 실수로 이름이 입력되면 삭제를 요청하고, 수업 후 내려받은 파일도 지웠다. AI의 답변은 완성본이 아닌 수정 가능한 초안으로 다루도록 했다.
임효례 강사는 30년간 지역 기록사진과 인물사진을 촬영해 왔다. 군포 새봄작은도서관의 「한 컷의 힘, 한 권의 이야기」(2025)에서는 주민 20명의 사진집 제작과 전시를 진행했고, 군포시 마을공동체 사업(2024)에서는 시니어 15명과 스마트폰 사진 및 사이아노타입 작업을 했다. 군포 가족센터의 가족 앨범·영상 교육과 2022년부터 이어 온 양지의 집 장애인 사진교육도 이번 프로그램의 바탕이 됐다.
사진으로 쌓은 기록을 책으로 남기는 활동도 이어 왔다. 약 5년 전부터 책 제작을 시작해 동화책과 공저, 반려견 관련 작업 등 온·오프라인으로 20여 권을 펴냈다. 사진을 이야기와 책으로 확장해 온 경험은 이번 가족 예술교육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수업은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시작한 가족사 작업 「빛의 기억」과도 연결된다. 기록되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정직하게 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AI를 부족한 기록을 감추기보다 가족의 말로 함께 채우는 도구로 바라본다. 임효례 강사는 “사진은 잘 찍고 못 찍고보다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2회차에는 핸드드럼과 AI 리듬을 배우고 스튜디오 조명으로 가족사진을 촬영한다. 사진은 인화해 액자로 제공할 예정이며, 3회차에는 가족 이야기를 노래로, 4회차에는 가족 뮤직비디오로 완성한다. 사진 한 장에 담긴 기억을 함께 이야기하고 창작물로 남기는 여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미래디지털AI협회는 AI·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강사 양성을 통해 디지털 기술의 실생활 활용을 돕고 있다. 관련 교육과 활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s://miraedigitala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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