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딱지 '가피' 없어도 감염 가능…야외활동 이력과 진찰·검사 종합해야
조기 항생제 치료 중요…긴 옷·장갑·기피제로 털진드기 접촉 줄여야
가을철 수확 작업과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쯔쯔가무시증을 옮기는 털진드기의 발생밀도가 한 주 사이 2.5배로 증가했다.
특히 농작업과 텃밭 가꾸기 등으로 풀숲에 자주 노출되는 고령자는 야외활동 후 발열과 오한, 근육통이 나타나면 단순한 감기몸살로 여기지 말고 진료받을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은 11월 6일 발표한 감시 결과에서 2026년 44주차(10월 22~28일) 털진드기 지수가 전주 0.18에서 0.4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주 대비 2.5배로, 증가율은 150%다.
털진드기 지수는 채집 장치 한 개당 7일 동안 채집된 털진드기 개체 수를 나타낸다.
이번 수치는 털진드기 발생밀도가 증가했다는 의미이며, 쯔쯔가무시증 환자 수가 2.5배 늘었다는 뜻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5년간의 감시자료에서 털진드기 발생이 증가한 뒤 약 1~3주의 시차를 두고 쯔쯔가무시증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털진드기 활동 본격 증가…환자는 1~3주 뒤 늘어나는 경향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은 가을철 유행에 대비해 매년 털진드기 발생밀도를 감시하고 있다. 올해는 8월 2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전국 18개 지역에서 매주 조사를 진행한다.
최근 5년간의 감시 결과, 털진드기 지수는 대체로 10월 중순 이후 평균기온이 약 20℃ 아래로 내려가는 시기부터 증가해 10~20℃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 뒤 10℃ 미만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올해 44주차 털진드기 지수는 0.45로 전주 0.18보다 크게 높아졌다.
| 구분 | 털진드기 지수 |
|---|---|
| 43주차 | 0.18 |
| 44주차 | 0.45 |
| 전주 대비 | 2.5배 |
자료: 질병관리청, 2026년 11월 6일 발표. 털진드기 지수는 채집 장치당 7일간 채집된 개체 수이며, 전국 환자 발생률이나 감염된 털진드기의 비율을 뜻하지 않는다.
털진드기 발생밀도가 증가했다고 해서 곧바로 같은 비율로 감염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감시에서는 털진드기 발생 증가 후 약 1~3주가 지나 환자 발생이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기존 감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연간 약 3,000~6,000명 발생하며, 환자 발생은 주로 10~11월에 집중된다. 이 수치는 과거 국내 발생 규모를 설명하는 것으로, 2026년 현재까지의 누적 환자 수는 아니다.
수확철 고령 농업인, 풀숲 접촉과 증상 지연에 주의
가을철 농업인은 벼 수확과 밭작물 정리, 잡초 제거 등으로 농경지와 풀숲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털진드기 유충은 매우 작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풀숲이나 농경지 주변에서 사람과 접촉할 수 있다.
특히 작업 중 풀밭에 앉아 쉬거나 작업복을 풀숲에 놓아두는 행동은 털진드기와 접촉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고령 농업인은 감염 예방과 함께 증상이 발생했을 때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농작업 후 피로감과 근육통을 평소의 몸살로 여기거나 발열을 일반 감기로 생각하면 쯔쯔가무시증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DC는 쯔쯔가무시증이 농촌지역의 풀과 관목이 우거진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폐렴이나 뇌염, 신장·간 기능 이상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번 질병관리청 발표에는 고령 농업인의 연령별 감염률이나 직업별 상대위험도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고령 농업인의 감염 위험이 다른 연령층보다 몇 배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감기몸살과 비슷한 초기 증상…구분의 핵심은 야외활동 이력
쯔쯔가무시증은 감염 후 보통 10일 안팎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이다. 구토나 기침, 발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일반 감기나 독감 등 다른 감염병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 구분 | 일반 감기 | 쯔쯔가무시증 |
|---|---|---|
| 원인 | 호흡기 바이러스 | 쯔쯔가무시균 |
| 주요 증상 | 콧물, 인후통, 기침 등 |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
| 발진 | 일반적으로 흔하지 않음 | 나타날 수 있음 |
| 가피(검은 딱지) | 특징적인 증상 아님 | 중요한 진단 단서 |
| 확인할 사항 | 호흡기 증상과 감염 노출 | 최근 농작업·풀숲 활동 이력 |
발열과 근육통만으로 두 질환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는 없다.
특히 가을철 농작업이나 풀숲 활동을 한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이 난다면 쯔쯔가무시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진료 시에는 언제 농작업을 했는지, 풀밭에 앉거나 누운 적이 있는지,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등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야외활동 이력은 감기나 독감과 구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다만 야외활동 이력만으로 쯔쯔가무시증을 확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은 딱지 '가피'가 없어도 쯔쯔가무시증일 수 있어
쯔쯔가무시증의 특징적인 피부 소견은 가피다.
가피는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생기는 검은색 딱지 형태의 병변이다. 가피가 발견되면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가슴 아래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에 생길 수 있어 환자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CDC는 가피가 나타날 수 있는 부위로 겨드랑이와 가슴 아래, 사타구니 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팔과 다리에서 가피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진단에서는 발열과 두통, 근육통 등 임상 증상뿐 아니라 최근 농작업이나 야외활동 이력, 피부 진찰 결과를 종합한다. 필요한 경우 혈청검사나 유전자검사(PCR)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감염 초기에는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혈청검사에서 감염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 CDC는 이러한 검사상의 한계를 고려해 임상 증상과 노출 환경을 함께 평가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쯔쯔가무시증이 강하게 의심된다면 확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치료를 지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피가 없거나 초기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발열이 지속되고 야외활동 이력이 있다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 항생제 치료 중요…치료 늦어지면 합병증 위험
쯔쯔가무시증은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므로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감염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하면 비교적 쉽게 회복할 수 있지만, 감기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설명한다.
CDC는 쯔쯔가무시증 치료에 독시사이클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로 권고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와 약물 알레르기, 임신 여부 등에 따라 치료제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폐렴이나 뇌염,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신장·간 기능 이상 등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가 농작업 이후 발열과 오한, 심한 근육통을 보인다면 감기약만 복용하면서 증상이 나아지기를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다.
호흡곤란이나 의식 변화, 심한 전신 상태 악화가 나타나면 신속한 응급진료가 필요하다.
항생제는 의료진이 진단과 환자 상태를 평가해 처방해야 하며, 예방 목적으로 임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농작업 전후 예방수칙…긴 옷·기피제·귀가 후 샤워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방백신은 없다.
질병관리청은 농작업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긴팔·긴바지와 장갑, 목이 긴 양말, 장화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한다.
또한 농경지와 거주지 주변의 풀을 정리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 놓지 않으며, 휴식할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진드기 기피제는 제품에 표시된 사용 방법과 재사용 간격에 따라 피부나 옷, 신발 등에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농작업을 마친 뒤에는 작업복을 털어 세탁하고 귀가 후 가능한 한 빨리 샤워하면서 피부에 벌레 물린 흔적이나 가피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털진드기 유충은 크기가 0.3mm 이하로 작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드기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노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고령 농업인은 작업 전 보호복 착용부터 작업 후 샤워와 세탁까지 일상적인 예방수칙을 반복해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책 후 발열도 주의…풀숲 접촉 여부 확인해야
쯔쯔가무시증은 농업인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다.
가을철 등산과 성묘, 텃밭 가꾸기, 풀숲 주변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도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노출될 수 있다.
다만 포장된 산책로를 걷는 것과 풀이 우거진 곳에 들어가거나 풀밭에 앉는 것은 노출 환경이 다르다.
따라서 산책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풀숲이나 농경지에 접촉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농작업이나 야외활동 후 잠복기인 약 10일 이내에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당부했다.
특히 가피가 보이지 않더라도 최근 풀숲 활동을 한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과 오한, 근육통이 나타났다면 그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가을철 털진드기 활동 증가는 쯔쯔가무시증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다.
농작업과 야외활동이 많은 고령자는 피부 노출을 줄이고, 활동 후 몸 상태를 살피며,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